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베트남 사람 된다는 각오로..." 박항서 감독이 밝힌 성공 비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베트남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이끈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낯선 땅에서 짧은 시간에 성공을 거둔 비결이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축구연맹, 미래혁신포럼이 공동 주최한 ‘베트남을 열광시킨 포용의 리더, 박항서 감독을 만난다’ 세미나에 참석해 지난 1년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베트남 대표팀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맡자마자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박항서 감독은 “감독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다”며 “이영진 수석코치를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오로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베트남의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며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고 맞춤 전략을 선택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이 감독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선수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을 테스트하고 생활습관을 분석했다. 가장 큰 약점을 균형 문제, 상체 근력 부족, 체지방 부족으로 꼽았다.

박항서 감독은 이를 채우기 위해서 스태프들과 함께 부단히 노력했다. 맞춤 전략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한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강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하는 팀으로 변화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이 체력과 체격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체격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어 생각을 바꾸는 데 중점을 뒀다”며 “먼저 체력을 키우고 베트남 선수들의 장점인 무게중심이 낮고 민첩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체격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자신감이 높아지자 성적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쌀국수 금지령’에 대한 오해도 털어놓았다. 박항서 감독이 “상대적으로 체지방이 부족한 베트남 선수들에게 쌀국수를 먹지 말고 고단백 음식을 먹으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도 한국처럼 아침에 국물을 먹는 문화가 기본이기 때문에 기존 식단에 우유, 두부 등 고단백 식품을 추가했을 뿐이다”며 “선수들에게 쌀국수를 먹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가장 먼저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베트남 문화에 맞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감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베트남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로 공부했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도 베트남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지만 축구에 관련해서 안 좋은 습관 등은 철저하게 바꾸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항서 감독은 축구장 안에서 미리 정한 규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선수들의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선수들을 엄격하게 다뤘다. 하지만 훈련을 마친 뒤에는 포옹하고 악수하는 등 특유의 스킨십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선수들과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스킨십을 전달 방법으로 선택했다”며 “특별한 리더십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진정성 있게 다가간 것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박항서 감독이 집중하는 대회는 오는 11월 8일부터 12월 5일까지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 대회인 스즈키컵(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이다. 올해 U-23 준우승에 이어 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달성한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각오다.

그는 “스즈컵을 위한 재충전을 마친 만큼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베트남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상당히 강한 만큼 잘 이끈다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항서 감독을 비롯해 베트남 국가대표팀 이영진 수석코치, 김학용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 대한축구협회 조병득 부회장, 팀 2002 김병지 회장, 송종국, 최진철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