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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최근 아시아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킨 베트남 축구의 성공은 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킨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 박항서 감독은 장점 강조를 통해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을 심었고, 베트남 축구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그의 노력에 부응했다. 이제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을 목표로 다시 한 번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박항서 감독 초청 조찬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항서 감독 뿐 만 아니라 김학용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 베트남 국가대표팀 이영진 수석코치, 대한축구협회 조병득 부회장, 팀 2002 김병지 회장, 송종국, 최진철 그리고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 등이 자리를 빛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자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준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앞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도 베트남의 준우승을 견인한 박항서 감독은 아시아에서 변방에 속하던 베트남 축구를 중심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단점보다 장점을 부각시킨 그의 지도력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안고 있는 체력, 체격에 관한 문제보다는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잘 할 수 있고, 어떤 점에서 뛰어난 면을 가졌는지를 찾아내며 이를 팀의 최대 무기로 삼으려 노력했다.
박항서 감독은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가서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베트남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체력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더라. 베트남 측에서 보유한 선수들의 체력 관련 데이터도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며 "비록 베트남 선수들은 작고 왜소하지만 민첩함에 있어서는 굉장히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선수들에게 깔려있는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그들이 가진 장점을 굉장히 강조했다"고 이야기했다.
박항서 감독의 노력은 경기 결과로서 결실을 맺었다. 베트남은 지난 1월 막을 내린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아쉽게 1-2로 석패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자신들의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해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우즈베키스탄을 괴롭혔고, 연장 후반 막판 결승골을 내주기 전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베트남 선수들의 민첩성은 한국과의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빠른 역습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박항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U-23 챔피언십 결승 당일 현지에 눈이 굉장히 많이왔다. 선수들 중 눈을 실제로 본 선수들이 단 2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느끼더라"고 말하며 "선수들에게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키가 크고 무게 중심이 높다. 눈이 녹은 뒤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지면 작고 민첩한 우리가 더 유리하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이 점에 동기부여를 얻고 잘 뛰어준 것 같다. 아시안게임 등에서도 강한 상대와 계속 맞붙다보니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U-23 챔피언십, 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성공가도를 달린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이제 스즈키컵을 준비한다. 스즈키컵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대회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중요한 대회로 평가받는다.
박항서 감독은 "어느 대회는 중요하지 않은 대회가 있겠나. 대회를 준비하다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고민을 하기도 한다. 그때 마다 이영진 코치가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한다. 그건 이영진 코치가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웃음)"고 너스레를 떨며 "사실 대회라는게 고민한다고 크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잘 진행되는 중이다"고 했다.
베트남은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으로 오는 10월 17일부터 10일 정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갖는다. 베트남 축구에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박항서 감독이 오는 11월 펼쳐질 스즈키컵에서도 단점 아닌 장점을 강조하는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다시 한 번 베트남을 붉게 물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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