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애국가 나오는데 예를 표하는 것 당연"

[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애국가가 나오는데 예를 표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어느 상대를 만나더라도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상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은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귀국 현장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취재진이 몰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견인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을 사상 최초로 4강까지 이끌었다.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조별리그에서부터 8강까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5연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 한국을 만나 1-3으로 패배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한국과 베트남의 준결승전은 이른바 '박항서 더비'로 큰 화제가 됐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감독이기에 한국을 만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경기장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태극기에 대해 예를 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언론에서 애국가가 나오는데 가슴에 예를 표한 부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한 뒤 "(예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람이지만,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베트남 국가가 나오면 예를 표하는 것도 당연하다. 베트남 감독이기 때문에 어느 상대를 만나더라도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국민으로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도 흠잡을 데 없는 말이었다.

박 감독은 또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베트남 감독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축구밖에 모르지만,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1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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