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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대~한민국” vs “박항서 덕에 행복”…뜨거웠던 양국 응원단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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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아시안게임]축구 준결승 한국-베트남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베트남응원단. 보고르=김동주기자.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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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군대 간다.’

29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4강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 외곽. 베트남 일부 팬들은 경기시작 전부터 손흥민이 군복을 입는 합성 사진에 이런 영어 문구가 들어간 플래카드를 들고 나타났다. 베트남이 한국을 이겨 결승에 진출하겠다는 뜻이었다. 한국이 져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경우 손흥민이 군입대를 해야하는 상황을 표시한 것이다.

이날 사상 첫 아시아경기 4강에 오른 베트남 팬들은 광적이라고 할 정도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 출신 박항서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면서 베트남에 불어 닥친 ‘축구광풍’이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 이어지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베트남 현지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응원단이 하노이, 다낭 등으로부터 특별 편성된 전세기를 타고 경기장을 찾았다. 모두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가슴에는 베트남을 상징하는 노란색별이 새겨져 있었다.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관광버스 수십 대가 경기장 앞에 멈춰서며 빨간 티를 입은 베트남 관중들을 쉴 새 없이 내렸다. 하노이에서 온 비엣 안 디엔 비엔 씨(35)는 “이 한 경기를 위해 비행기 티켓, 경기 입장권, 교통비 등을 포함해 800달러(한화 약 89만 원)를 썼다. 경기 후 30일 새벽 2시 비행기를 타고 다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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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축구 준결승 한국-베트남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한국응원단. 보고르=김동주기자.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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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VIET NAM Chi¤n Th¤ng(베트남은 전투에서 이긴다)’라는 비장한 문구가 적힌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팬들도 많았다. 베트남 팬 응우옌 쾅 씨(32)는 “박항서 감독 덕에 팀도 나도 여기까지 와 행복하다. 한국은 친구지만 오늘 내가 웃고 싶다. 우리 골문을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팬들은 베트남기를 흔들고 부부젤라를 불며 ‘짝짝짝’ 손벽을 치며 “베트남”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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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축구 준결승 한국-베트남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이승우 첫번째 골.한국-베트남경기. 보고르=김동주기자.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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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붉은 상의를 입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을 외치는 2000여명의 한국 붉은 악마 팬들에 뒤지지 않을 함성이었다.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한국의 ‘안방’ 같은 분위기였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 경기 2000여 명의 교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는 식기 시작했고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추가골, 이승우의 쐐기 골이 터지면서는 썰렁해졌다. 후반 25분 쩐민브엉이 프리킥으로 만회 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는 한껏 다시 살아났지만 한국의 승리로 끝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베트남 팬들은 한국의 승리에 축하의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똑같은 빨간 티를 입고 ‘동상이몽’ 응원전을 펼쳤지만 승리는 ‘박항서의 나라’ 한국의 차지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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