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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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전 여자친구 A씨의 나체 사진을 찍고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2016년 자신의 집에서 A씨의 동의 없이 나체 사진을 찍은 뒤 그 중 1장을 A씨 휴대폰으로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술에 취한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A씨의 나체사진을 보여주려다가 이를 제지하던 A씨를 밀치는 등 폭력을 휘두른 혐의도 받았다.
1·2심 모두 이씨에게 성폭력특례법(제14조 1항)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법 조항은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전시·상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1·2심 재판부는 여자친구의 나체를 촬영한 부분은 모두 유죄로 봤지만, 유포 행위에 있어서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죄가 된다고 봤지만, 2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반포’는 여러 명에게 보내는 것이고, ‘제공’은 특정한 1인이나 소수에게 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피해 당사자에게 보내는 것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이 법은 자기정보통제권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런 경우까지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역시 "성폭력특례법상 불법 촬영물을 제공했을 때 처벌 대상인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는, 촬영 대상인 피해자 본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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