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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野 '고용쇼크' 집중 포화…李총리 "평가 성급…경제정책 전환보다는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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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일자리 문제 ‘폭망’…정책 실패 인정하고 전환해야"
與 "정책 효과 나타나려면 좀더 기다려야…평가하기엔 이르다"
李총리 "정책 전환보다는 보완해야"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는 최근의 고용지표 악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 등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정부·여당은 "모든 것을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 집중 포화를 쏟아냈다. 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34조원을 일자리를 늘리는 데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무턱대고 재정을 투입하면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것은 고용시장 구조변화에 대한 몰이해"라며 "오히려 일자리는 줄어들어 일자리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일자리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완전 실패한 상황이다. 요즘 말로 ‘폭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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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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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현재 국정운영시스템은 청와대 비서실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형적 구조로, 현재 시스템을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동의할 수 없다. 소기의 성과가 충분히 나오지 않고 있지만 시스템이 고장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이 "특히 소득주도성장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국민들이 최악의 상황을 언제까지 참아야 하느냐"고 하자, 이 총리는 "아직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한지) 1년이 안 됐다. 전환을 판단할 정도까지는 아직은 이르다"며 "전환보다는 보완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총리에게 "(고용 부진을) 현 국면에서 위기라고 진단했는데 책임질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총리는 "어떤 것이 진정한 책임을 지는 것인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이어 "저는 거취 문제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하자, 이 총리는 "그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결론 낸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경제 정책에 있어 주도권을 못 쥐는 것 같다.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고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조금 긴 호흡으로 구조적·경기적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했다. 장하성 정책실장과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제 경우는 시장과의 호응, 수용도 등을 두고 필요하다면 보완·개선을 하자는 것"이라면서도 "엇박자나 다른 시각이라는 해석은 과한 해석이다.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두부값이 원재료인 콩보다 싸다’는 글을 올렸다. (탈원전 정책으로) 석탄화력·액화천연가스(LNG) 수입으로 전력구입비가 크게 늘어나 한전 적자가 날로 커지는데, 총리는 경악스럽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낙연 총리는 "발전원가의 상승이 탈원전 때문에 올라간 것은 아니다. 원전의존률이 높기 때문에 매사를 탈원전 때문이라 보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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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안상수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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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7월에 (취업자 증가폭이) 많이 줄어서 당혹감이 있을 것 같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일자리 예산이 19조7000억원가량 들었는데, 그나마 일자리를 지탱한 것이 공공영역이었다"며 "공공영역의 일자리를 넓히고 민간영역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며 "공공분야의 일자리 창출이 급격한 추가적 고용악화를 막았다. 공공분야 취업은 일자리 예산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이 총리는 또 박 의원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고용쇼크가 왔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고용위축은 대단히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준 심리적 영향이나 부분적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온통 최저임금 탓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김동연 부총리에게 "장하성 실장 아파트 단지에 경비원 줄이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이게 최저임금 여파가 아니냐는 보도가 있다"며 "제가 기사를 찾아보니 몇 년 전부터 아파트 경비원 감축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아파트 경비원 감축 문제가 오롯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고용 어려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이 이어 김 부총리가 앞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신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괜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질의과정에서 일부 정책 개선 필요성을 얘기하는 중에 예시 중 하나로 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탈원전은 세계적인 추세인데, 탈원전을 지지하는 정책그룹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공방만 일으키고 (탈원전 속도는) 부끄러운 정도"라며 "탈원전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우리나라 정책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원전 의존도의 점진적 완화라는 표현이 맞는다. (탈원전이) 현재 정해진 스케줄대로 가더라도 60여년이 걸린다"고 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탈원전 정책이 전력수급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느냐. 지난번처럼 블랙아웃이 올 정도였냐"고 묻자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앞서 이낙연 총리는 "정부는 지난해 불법·부당하거나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없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부분적으로 정부의 노력이 미흡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고용 위축과 저출산·고령화문제, 소득격차 확대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올해 더욱 악화됐다. 저 자신이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 악화와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경제 지표가 좋지 않아서 일어나는 요인이 많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소상공인이나 가맹점 고용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고용 악화에 큰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숙박·음식업, 제조업 부진과 자영업자 과당 경쟁으로 고용 동향이 좋지 않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하반기에 고용 불안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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