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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폐업 자영업자 소득지원…한국형 실업부조 2020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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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고용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구직활동 지원, 청년층·영세 자영업자 맞춤형 대책 곁들여]

폐업한 뒤 구직활동에 나선 영세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국가가 지원한다. 구직활동에 나선 청년,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있지만 요건이 부족해 실업급여를 못 받는 이들 역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한다. 고용보험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빈곤층’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가 첫 선을 보인다.

노사정대표자회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21일 서울 새문안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간사단회의에서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및 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나온 노사정의 사회적 합의 결과다.

위원회는 우선 현행 고용보험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 범위를 벗어난 구직 근로빈곤층을 지원하는 한국형 실업부조를 2020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구직자들을 위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한시적으로 지급한다. 실업부조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없거나 가입기간이 부족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이들의 구직활동을 돕는 제도다. 구직에 필요한 수당을 지원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성공패키지 등의 고용서비스를 안내한다. 한국형 실업부조는 여기에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일시적 지원금, EITC(근로장려세제)와의 균형을 고려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당장 폐업한 영세자영업자들의 기존 소득 중 일부를 일정 기간 동안 지원하고, 구직중인 청년들에게 한시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정부에 권고했다. 다만 EITC가 실질적인 근로빈곤대책이 될 수 있도록 EITC와 실업부조의 균형을 고려해 종합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토록 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가 한국형 실업부조의 밑그림을 내놓았지만 구체적 재원 조달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안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실업부조 지원대상과 규모, 지원수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부조는 기본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고용보험기금보다는 일반회계에서 재정을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반기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지원대상 등이 구체화해야 재원 규모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노인빈곤율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한다. 2021년까지 저소득층 노인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소득 하위 20%는 내년 중 조기 인상하고, 하위 20~40%는 2020년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조기에 폐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개선한다. 완화되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올해 10월부터 주거급여, 내년 1월부터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하위 70% 중증장애인 또는 노인 포함시 내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적용되고 2022년 1월부터 전면 적용된다. 아울러 저소득층의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도 이어진다. 위원회는 방과 후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40%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가족의 환자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확대도 추진한다.

위원회는 정책 시행을 위한 구체적 예산 규모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지연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의 당초 취지가 노사정이 방향을 제시하고 뜻을 모은다는 것”이라며 “제도설계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내는 것은 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생각하고, 향후 부처에서 우리 취지를 받아 시급히 시행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사회안전망은 기본적으로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개혁을 수반하는 중장기 과제지만 현재 시민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사회보장제도의 개편이 완결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많지 않다”며 “이번 합의는 그런 측면을 감안해 취약계층의 소득보장을 위해 정부 정책을 조기 도입하거나 시행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앞으로 국민연금과 겅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제도개선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위원회에서 노사정이 대화하기 위한 의제와 구체적 쟁점들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노사정대표자회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지난달 12일 노사정대표자회의 의결을 거쳐 발족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이번 합의에 이어 9월 이후에는 사회보험 대상 및 보장 확대, 대안적 급여제도,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시스템 마련 등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위원회의 합의문은 정부에 제출돼 정책으로 추진된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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