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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마운드의 믿을 구석, 안방마님 양의지

중앙일보 김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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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마운드의 믿을 구석, 안방마님 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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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중인 양의지. [뉴스1]

19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중인 양의지. [뉴스1]


"포수는 금방 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동열 감독은 야구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포수는 아니었다. '안방마님' 양의지(31·두산)가 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포수다. '투수 리드'에는 정답이 없지만 좋은 공을 던지도록 이끄는 능력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포수 출신인 두산 김태형 감독과 조인성 배터리코치도 공 배합은 양의지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선배 이현승에게도 "(볼넷 줘서)오늘 독박 쓸 거야? 내가 책임질 테니까 믿고 던지라"고 배짱좋게 말할 정도다. 생애 첫 국제대회였던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도 양의지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낯선 타자들을 상대로도 좋은 볼 배합을 해 우승에 기여했다.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능력도 탁월하다. 함덕주(23), 이영하(21), 박치국(20), 곽빈(19) 등 두산의 젊은 투수들은 "의지 형 덕분에 편안하게 던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양의지는 이재원(SK)과 함께 비슷한 역할을 해야 한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장원준(두산), 차우찬(LG)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투수 11명 중 태극마크를 달아봤던 선수는 양현종(KIA)과 정우람(한화), 2명 뿐이다. 지난해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24세 이하)까지 범위를 넓혀도 장필준(삼성), 임기영(KIA)까지 4명에 불과하다. 평균 연령도 25.9세로 낮다.

소속팀은 다르지만 대표팀 투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양의지는 '투수들과의 호흡;에 대해 "타석에서 쳐봐서 괜찮다"며 "훈련 기간이 짧지만 불펜 피칭을 받으면서 (투수들의 공을 받는 느낌을)익히면 된다. 정규시즌 때 던진 최고의 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어 "2017 WBC 때는 공인구(롤링스)가 KBO리그(스카이라인)와 차이가 많이 나 투수들이 힘들어했다. 이번 대회 공인구(브렛)는 큰 차이가 없어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다"고 했다.

양의지가 투수들을 잘 안다는 증거는 타격 성적이다. 양의지는 올시즌 내내 타격 선두를 질주했다. 최근 맹타를 휘두른 이정후(넥센·0.378)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2위(0.366)를 지키고 있다. 수비와 체력 부담이 큰 포수로선 대단한 성적이다. 홈런도 20개나 때려냈다. 직구 대처 능력이 워낙 뛰어나 빠른 공을 던지는 일본, 대만 투수들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이 기대된다. 19일 실시한 타격 훈련에서 김재환, 박병호, 김현수 등 거포 선수들과 한 조에 배정된 양의지는 "이번 대회에서는 타격보다 수비에 집중하겠다. 공격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나보다 뛰어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수비가 먼저"라고 웃었다.

올시즌 선수들은 폭염 때문에 고생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몸 상태는 최고조다. 두산이 올시즌 백업포수 박세혁을 자주 기용하면서 양의지의 체력을 안배한 덕분이다. 양의지는 "국제대회는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김태형 감독이 시즌 중에 관리를 잘 해줘 몸은 전혀 문제없다. 시즌 중반 떨어졌던 체력도 다시 보충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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