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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남미국들 "베네수엘라 난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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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걸어잠그는 나라 늘어

17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접경인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州) 파카라이마의 한 상점이 괴한 4명의 습격을 받았다. 상점 주인은 두개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실려 갔고, 베네수엘라 난민 소행이라는 말이 삽시간에 돌았다. 분노한 지역 주민들은 이튿날 사제 폭탄과 각목으로 무장하고 베네수엘라 난민 텐트촌을 습격했다. 브라질 정부는 유혈 충돌을 줄이기 위해 연방군을 파견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자국민 안전 대책 마련을 브라질에 촉구했다. 충돌 이후 난민 1200여명이 베네수엘라로 다시 돌아갔다고 외신들은 19일 전했다.

호라이마 주정부는 베네수엘라 난민이 주 인구(52만명)의 10%에 달하는 5만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재정이 좋지 않은 호라이마로서는 벅찬 규모다. 유엔에 따르면 경제난으로 2015년부터 6월 현재까지 약 230만명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국외로 도피했다. 전체 인구의 약 7%로 이 중 13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였다고 한다. 먹을 것을 찾아 나라를 버린 '생계형 난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치안 불안과 재정 부족을 이유로 남미 여러 나라가 차츰 베네수엘라 난민에게 문을 닫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18일부터 여권을 소지한 베네수엘라인들만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페루 이민 당국도 25일부터 같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에콰도르에는 지난 7월부터 매일 4000명 이상의 베네수엘라인이 콜롬비아를 거쳐 입국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여권이 없다고 한다. 종이와 잉크 등도 부족한 베네수엘라에서 여권을 발급받기도 쉽지 않아서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19일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남미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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