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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아시안게임] 부상 투혼·사부곡…품새 삼총사의 값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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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첫선 품새 결승으로!



(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남자 단체전 결승.

한영훈(25·가천대)·김선호(20·용인대)·강완진(20·경희대)으로 팀을 꾸린 우리나라 대표팀은 제1 품새인 새 품새 힘차리에서 8.760을 받아 8.520점을 얻은 중국 팀에 앞섰다.

하지만 김선호가 두 달 전 아시안게임 개인전 대표선발전에서 부상한 골반을 다시 다쳐 일순간 대표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선호는 고관절 탈구로 사실 이번 대회 참가마저 불투명했다. 선수 교체 얘기도 흘러나왔으나 그는 집중 치료와 강한 출전 의지로 끝내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선호는 응급치료를 하고 나서 다시 코트 위에 섰다. 그러고는 동료들과 마지막 자유 품새를 끝까지 소화했다.

그의 부상 투혼 덕에 대표팀은 자유 품새에서도 8.200점을 획득해 7.520점에 그친 중국 팀을 압도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호는 시상식이 끝난 후 "느낌이 안 좋았는데 마지막을 앞두고 일이 터졌다. 쓰러져서는 안되는 데 너무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렸다"고 부상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마지막 1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 때문에 그동안 같이 마음고생이 많았다. 옆에서 불안할 텐데도 표정관리를 하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대표팀 맏형 한영훈과 친구 강완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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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목에 거는 태권도 품새 남자 단체팀



김선호는 이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골반에 테이핑한 것이나 빨리 떼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품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당부할 때는 표정을 바꿨다.

김선호는 "품새가 전국체전 종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권도계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번에 처음 품새를 정식종목으로 치렀고 올림픽 종목 채택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전국체육대회에서 품새는 정식종목이 아니다.

한영훈은 재작년 12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께 금메달을 바쳤다.

한영훈은 아버지를 잃은 뒤부터 국가대표를 꿈꾸며 미친 듯이 운동했다고 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홀로 남으신 어머니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다"는 게 이유다.

"내가 높은 곳에 올라야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말하는 그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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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동작처럼



맏형으로서의 부담도 이제 내려놨다.

그는 "너무 잘하는 선수가 많은데 그들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온 거라 어깨가 무거웠다"면서 "그 친구들이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후배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내 짐을 덜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선호가 다시 다쳤을 때는 "가슴이 좀 철렁했다"면서 "하지만 선호를 믿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하든 못하든 우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완진은 "아시안게임을 너무 뛰고 싶었다"면서 "열심히 준비했고, 후회없이 하고 오자 했는데 실수 없이 잘했던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자신의 첫 국제대회였던 올해 아시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대회 베스트선수상을 받은 강완진은 품새가 처음 정식종목이 된 아시안게임에서도 챔피언이 됐다.

그런데도 그는 만족하지 않는다. 강완진은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을 잘 준비해 세계대회도 나가고 내년 하계유니버시아드도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자세를 고쳐잡았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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