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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테리우스의 부활…김태훈 3년 침묵깨고 3번째 우승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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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시원한 드라이버샷을 날린 뒤 공을 바라보고 있는 김태훈. [사진 제공 = KPGA]


국내 남자골프 무대의 김태훈(33)은 참 매력적인 캐릭터다. 300야드를 보낼 수 있는 장타력에다 훤칠한 키(183㎝)와 영화배우를 해도 될 만한 수려한 외모까지 인기 스타가 될 조건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늘 2%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건 바로 성적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태훈은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면서 그해 장타왕, 톱10 피니시 1위, 상금 4위까지 오르면서 국내 남자골프 무대에 새로운 대형 스타가 탄생했다는 기대를 잔뜩 품게 했다.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2015년에는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다승자가 됐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톱10에 오른 것은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8위가 유일했다. 올해도 상반기 9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했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공동 11위에 오른 게 올 최고 성적이었다.

올 상금 순위가 50위까지 밀리면서 잊혀 가던 '장타왕' 출신 김태훈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태훈은 19일 경남 양산의 통도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화끈한 플레이로 9언더파 63타를 기록해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전날 공동선두였던 프로골퍼 8년 차 변진재(29)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전날 성적이 좋지 않아 마지막 조보다 1시간12분 일찍 출발한 김태훈은 시작부터 가공할 버디 사냥을 벌여나갔다. 첫 홀부터 5번홀까지 '5홀 연속 버디'로 일단 선두권으로 치고 올랐다. 팬들의 '관심권'으로 들어온 김태훈은 후반 들어서도 초반 6개 홀에서 4개의 버디를 하며 단독선두로 치고 올랐다.

일단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친 김태훈은 그로부터 1시간 이상 마음 졸이며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지난 8년간 우승 문턱에서만 맴돌던 변진재는 마지막 홀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돌릴 수도 있었던 6m 버디 기회를 놓치면서 우승컵을 김태훈에게 넘겼다. 작년 11월 교통사고로 오른 손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상반기에는 손목 통증을 참으며 경기를 치러야 했던 변진재는 생애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전날 홀인원을 했던 이형준이 합계 11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상금과 대상 포인트 선두인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박상현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동아회원권 소속 선수인 '불곰' 이승택도 공동 7위(9언더파 279타)에 올라 올 두 번째 '톱10' 기록을 냈다.

한편 동아회원권그룹(회장 김영일)이 단독 주최한 이번 대회는 파3홀 4개에다 모두 동일 시상품 홀인원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대회 참가 선수가 홀인원을 하면 현금 5000만원(동아회원권그룹 제공), 골드바 1㎏(시가 5000만원 상당·삼성금거래소 제공), 야마하 제트스키(시가 3000만원·현대상공모터스 1대 제공)를 부상으로 받도록 했다. 현금과 골드바의 50%는 불우이웃성금으로 기탁하는 조건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현금과 부상품을 합산하면 1억3000만원에 달했다.

행운의 주인공도 나왔다. 대회 3라운드에서 이형준(26)이 8번홀(파3·174m)에서 6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잡고 우승상금(1억원)보다 더 많은 상품을 챙겼다. 이형준은 홀인원을 하고 나서 "내일이나 모레쯤 첫아들이 태어난다. 태명이 '행복이'다. 홀인원이 나온 걸로 보면 정말 복덩이인 것 같다.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 밖에도 국내 남자골프 시즌 하반기를 열어젖힌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은 총상금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단단하고 알찬 대회를 표방해 호평을 받았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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