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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바람의 아들·농구 대통령·도마의 신 … 실력도 메달도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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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D-2

이종범 코치 아들 정후, 뒤늦게 선발

허재 농구 감독 두 아들 웅·훈 출전

도마 여홍철 딸 서정도 메달에 도전

‘누군가의 아들·딸’ 영원한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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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과 ‘바람의 손자’ - 이종범 야구대표팀 코치-아들 이정후(외야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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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통령’과 두 아들 - 허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장남 허웅(포워드), 차남 허훈(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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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과 딸 - 여홍철 전 체조 국가대표-딸 여서정(기계체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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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과 두 아들, ‘바람의 아들’과 ‘바람의 손자’, ‘도마의 신’과 딸.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포츠 스타와 그의 피를 물려받은 2세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다.

먼저 ‘허씨 삼부자’로 유명한 허재(53) 감독과 장남 허웅(25·상무), 차남 허훈(23·KT)은 남자 농구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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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는 선수 시절이던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손목이 골절됐는데도 투혼을 발휘해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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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은 한국 농구의 전설이다. 1990년 세계선수권 이집트전에서 혼자 62점을 몰아넣었다. 선수 시절 아시안게임에는 세 차례 출전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선 은메달을 땄고, 1990년 베이징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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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 한국 대 인도네시아 경기. 허재 감독의 아들 허웅(오른쪽)-허훈 형제가 작전 타임 후 코트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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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농구대표팀 엔트리 12명에 두 아들을 뽑았다. 군인 팀 상무 소속 상병인 허웅은 지난해 8월 뉴질랜드와 아시아컵 3~4위전에서 3점 슛 5개 포함, 20점을 올렸다. 지난해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둘째 허훈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KT에 입단했다. 포워드 허웅은 아버지 허재와 3점슛을 쏘는 자세가 비슷하고, 포인트가드 허훈은 배짱 넘치게 경기를 조율한다.

그러나 허 감독이 2년 전 형제를 대표팀에 뽑은 뒤부터 ‘특혜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일부 팬들은 “아버지가 감독이라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고 비난한다. 허웅은 포워드치고는 키(1m 86cm)가 작은 편이고, 허훈은 프로 첫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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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 한국 대 인도네시아 경기. 허재 감독의 아들 허웅(왼쪽)-허훈 형제가 경기 중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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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허씨 삼부자는 ‘금수저 논란’과 싸우고 있다. 허 감독은 두 아들에 대해 “코트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감독과 선수’ 관계”라고 선을 긋는다. 아버지를 “감독님”이라 부르는 허웅도 “잘못하면 지적받고, 잘하면 칭찬해주시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한국농구는 14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4-65로 대파했다. 허웅은 11점, 허훈은 어시스트 6개를 올리면서, 김선형(SK)과 이정현(KCC) 등을 지원사격했다. 허웅과 허훈은“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정받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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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시절 이종범. 당시 그는 바람처럼 발이 빨라 바람의 아들이라 불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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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외야수 이정후(20·넥센)는 아버지 이종범(47) 코치와 함께 사상 첫 ‘부자(父子) 야구 금메달’을 노린다. 1993년과 97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이종범 코치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부상 탓에 두 달 전 대표팀 명단에서는 제외됐던 이정후는 이달 들어 타율 5할이 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부상을 당한 박건우(두산)를 대신해 뒤늦게 야구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정후는 대표팀 외야 수비 및 주루코치를 맡는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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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정후가 4회초 2사 만루서 좌전 2루타를 날리고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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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이종범처럼 발이 빨라 ‘바람의 손자’라 불리는 이정후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야구대표팀은 26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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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도마의 신이라 불린 여홍철.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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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여홍철(47·경희대 교수)의 둘째 딸 여서정(16)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에 출전한다.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땄고, 1994년과 1998년 아시안게임에선 2연패를 이뤄냈다. 아내 김채은(45)씨도 기계체조 국가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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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난 8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계체조 여자 국가대표 여서정이 도마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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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은 부모의 ‘체조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경기체고 1학년 여서정은 지난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 월드 챌린지 컵 여자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땄다.

여홍철은 선수 시절 고난도 기술 ‘여1’과 ‘여2’를 펼쳤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여서정은 아직 미완성인 고난도 기술 ‘여서정’ 보다는 한 단계 낮은 기술을 완벽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핸드스프링 이후 540도를 비트는 기술, 땅을 먼저 짚고 구름판을 굴러 뒤로 두 바퀴 돈 뒤 720도를 비트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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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계체조 여자 국가대표 여서정이 도마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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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으로 아시안게임에 동행하는 여홍철은 "딸은 내 힘과 탄력을 물려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여홍철의 딸이 아닌 여서정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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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커리와 아버지 델 커리. [사진 스테판 커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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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를 부모로 둔 2세들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이란 부담감과 싸워야 한다. ‘네덜란드 축구 전설’ 요한 크루이프의 아들 요르디(44)는 선수 시절 내내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크루이프의 아들’로 살 수밖에 없었다. 반면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가드 스테판 커리(29)는 3점 슈터였던 아버지 델 커리(54)의 업적을 뛰어넘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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