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06년 97명 석·박사 인재…10년만에 77% 감소
'산학협력센터' 통해 연구 지원…반도체 인재양성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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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4일 서울대학교와 반도체 산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박찬욱 서울대 총장 직무대리,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삼성전자 제공) 2018.8.14/뉴스1 © News1 |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산학기금 1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등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우수 인재 장학금을 확대하고 교수 채용을 늘리고 고가의 연구설비 인프라도 무상 제공한다.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역량 있는 인재 확보까지 확보할 경우 반도체 '굴기(倔起)'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삼성전자는 14일 서울대학교와 국내 반도체 분야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삼성전자가 전국 주요 대학과 진행해온 산학협력에 비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지원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는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석·박사 과정의 '대여장학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1~10학기까지 졸업 직전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이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는 제도다.
이번에 새롭게 강화된 산학협력은 장학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반도체 분야 교수 채용도 삼성전자가 지원하고 나서는 것에서 기존과 대비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학금 규모를 확대하고 대학에 반도체 관련 교수 채용을 늘리는 등의 산학협력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삼성전자는 산학기금으로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에 대학과 함께 진행했던 산학공동 연구과제 외에도 대학 교수진 주도의 개별과제에도 삼성전자의 첨단설비를 인프라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산하에 산학협력센터를 신설했으며 서울대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산학협력 확대에 나선 것은 국가 차원의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에 반도체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기초과학부터 공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정부 지원을 받기 힘든 교수 등 연구진을 지원해 미래에 유망 반도체 신기술을 발굴할 수 있다. 이는 곧 한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장학금과 연구과제 지원으로 양성한 인재가 각종 연구시설이나 기업으로 이동할 경우 산업 체질 개선에다가 정부가 요구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내 반도체 관련 연구인력 감소를 막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연구성과 창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상 반도체 관련 학과 교수와 석·박사 진학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어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 확보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에 따르면 서울대에서 반도체를 전공한 석·박사 인력은 2006년 97명이었으나 2016년에 23명으로 10년간 77% 감소했다.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해마다 줄어들어 연구과제를 수행할 여력이 부족한 연구실의 대학원생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반도체 분야 R&D(연구개발) 지원 사업비는 1100억원대였으나 지난해 31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최근에서야 정부는 10년간 1조50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R&D 사업을 기획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과제 개발에 대한 의지와 정부 지원이 동시에 발생하면 필요한 R&D 인원도 같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국가 R&D 사업을 통한 연구인력 양성 및 공급에다가 인근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엔지니어 양성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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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8.8.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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