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누드모델 몰카, 1심서 징역 10개월

일부 여성들 "편파 판결"

대학 누드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안모(여·25)씨에 대해 법원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안씨에게 이같이 판결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안씨는 지난 5월 남성 모델 A씨와 함께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의 모델로 일했다. 두 사람은 휴식 시간 자리 문제로 말다툼을 했고, 안씨는 휴대전화로 A씨의 나체를 찍어 남성 혐오 성향 사이트인 '워마드'에 올렸다.

안씨는 이튿날 사진을 삭제했지만 사진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 퍼진 후였다. 학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사건 발생 11일 만에 안씨를 구속했다. 일부 여성들은 "통상적 몰래카메라 범죄와 달리 가해자가 여성이라 구속까지 시킨 편파 수사"라며 6월부터 매달 경찰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재판부는 "안씨가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줬고, 남성 혐오 사이트에 피해자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게 해 심각한 피해를 확대 재생산시켰다"고 했다. 또 "피해자가 극심한 외상 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고, (해당 사진이) 여러 사이트에 유포돼 완전한 삭제는 불가능하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편파 논란을 의식한 듯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안씨가 사진을 올렸던 워마드 게시판에 "편파 수사에 이은 편파 판결"이라는 글을 올리며 반발했다. 판결을 내린 여성 판사에 대한 비난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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