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비서관 “조사 성실히 임할 것”/특검, 킹크랩 통한 조작 인지 조사/수사기간 30일 연장 요구할 듯/드루킹, 대질신문 때 진술 번복에/김경수 혐의 입증 차질 우려도/금주 중 영장청구 여부 결정 전망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넘어 문재인정부 청와대까지 겨냥하고 나섰다. 오는 25일 1차 수사기간(60일) 만료를 앞둔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구가 불가피해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해선 이번주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송인배 참고인 조사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허익범 특별검사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조사 받고 나오는 宋 비서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있다. 연합뉴스 |
◆특검, ‘드루킹·송인배·백원우’ 접점 찾을까
특검팀은 이날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현직 청와대 관계자가 특검이나 검찰에 공개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 비서관은 2016년 6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인물이다. 송 비서관은 지난해 대선 이전 드루킹과 4차례 만났으며 드루킹이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강연하고 200만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특검팀은 송 비서관을 상대로 드루킹이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을 조작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19대 대선 선거운동 당시 드루킹이 송 비서관에게 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모, 윤모 변호사의 문재인 후보 캠프 합류를 부탁했는지도 캐물었다.
송인배 참고인 조사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송 비서관은 이날 13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고 나온 자리에서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소명했다”며 “특검에서 잘 검토해 결론이 빨리 나오고, 빠른 시간 안에 이 사건의 진실이 잘 밝혀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만료가 임박한 만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조만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백 비서관은 올 초 드루킹과 김 지사 측으로부터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인사검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드루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뤄지던 상황이라 다른 이유로 만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련자들 수사까지 본격화하고 나선 특검팀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곧 문 대통령에게 수사기간 30일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특검 수사는 오는 25일 끝난다.
드루킹 재소환 ‘드루킹’ 김동원씨가 12일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으며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
◆김경수 구속영장 청구 여부, 조만간 결정
지난 6일과 9일 특검팀 조사를 받은 김 지사 신병처리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막판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드루킹 김씨가 지난 10일 김 지사와의 대질신문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며 당황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특검팀이 김 지사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 등에 따르면 대질신문에서 드루킹은 오사카 총영사직 인사청탁 시점 등과 관련해 횡설수설하는가 하면 “내가 작성한 문건이 아니다”, “이런 문건을 본 적 없다” 등의 말로 종전 진술을 번복했다. “내가 문건에 잘못 기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만큼 드루킹 진술에 더는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재소환 된 드루킹 ‘드루킹’ 김동원씨가 12일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
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하기 전 이미 댓글 조작을 알고 있었다는 새로운 주장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2016년 9월 출판사를 찾았을 때 이미 브리핑으로 “옛 한나라당이 2007년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우리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경공모 소개를 들었을 뿐 댓글 조작 얘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질조사 결과 등 분석을 거의 마친 특검팀은 이번주 안에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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