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특검에 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은 김경수(51) 경남도지사는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김 지사를 상대로 20시간여에 걸쳐 장시간 조사했다. 특검은 이 중 3시간 30분을 ‘드루킹’ 김동원(49) 씨와의 대질신문에 할애했다. 진술은 영상녹화 장비가 갖춰진 조사실에서 이뤄졌다.
둘의 진술이 엇갈리는 내용은 크게 ‘킹크랩 시연회’ 참석과 ‘센다이 총영사’ 역제안 여부로 요약된다. 김 씨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하는 것을 봤고, 고개를 끄덕여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를 토대로 김 지사를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킹크랩과 같은 프로그램을 본 기억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김 씨는 자신이 오사카 총영사직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데, 김 지사가 그보다 급이 낮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다.
김 지사는 10일 오전 5시 20분께 서초동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여기서도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김 씨와 인사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장이 바뀐 것 전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를 2차례에 걸쳐 31시간여를 조사한 특검은 압수물 증거와 드루킹 김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차 수사기간 종료를 15일 앞둔 특검은 청와대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 비서관은 김 지사에게 김 씨를 소개한 경위를, 백 비서관을 상대로는 지난 3월 드루킹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한 도모 변호사를 면접차 만났다는 내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경수 기자/k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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