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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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2차로 소환돼 약 20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결과를 검토해 조만간 김 지사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5시19분쯤 조서 검토를 포함해 모든 조사 과정을 마치고 특검사무실을 나와 귀가했다. 김 지사는 전날 오전 9시30분에 특검에 출석해 이날 오전 2시까지 심문을 받았다. 이중에서 전날 밤 10시30분쯤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은 김씨와 대질조사를 받았다. 이후 약 3시간 동안 김씨와 작성한 대질심문 조서까지 모두 검토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김 지사는 취재진과 만나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며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사청탁을 주고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김 지사는 "입장 바뀐 것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김 지사가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한 시민이 뒷덜미를 잡았고, 김 지사는 잠시 휘청였다. 김 지사는 굳은 얼굴로 그 시민 쪽을 잠시 쳐다본 뒤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조사의 핵심은 김 지사와 김씨의 대질심문이었다. 김 지사가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는지, 댓글조작 활동의 대가로 일본 오사카·센다이 총영사 직을 '거래'하려 했는지 등 의혹을 두고 그동안 김 지사와 김씨는 서로 다른 진술을 하면서 책임을 떠밀었다.
김씨는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브리핑을 직접 들었고, 고개를 끄덕여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킹크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는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직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데 김 지사가 그보다 급이 낮은 센다이 총영사 직을 제안해 자신을 달래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씨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김 지사와 김씨가 공범 관계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여러 증거를 확보하긴 했으나 대부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측 진술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특검팀에게는 이번 대질조사를 통해 김 지사의 진술 중 허점을 찾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두 사람은 3시간30분 동안 종전과 같은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특검팀이 이번 대질조사에서 김 지사의 진술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면 두 사람이 공범 관계라는 판단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질조사로 특검팀의 성패가 갈렸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검팀은 가능한 한 이번을 끝으로 김 지사를 소환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날 조사결과 검토가 끝나는 대로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의 소환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 비서관은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를 직접 만나 면담한 바 있다. 송 비서관은 김 지사에게 김씨를 소개했다.
김종훈 기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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