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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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함께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대질신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의혹 등을 두고 두 사람의 대질신문이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9일 김 지사와 김씨 양측이 대질신문에 동의했는지에 대해 "현재까지는 대질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며 "저녁 식사 후 대질조사에 들어가면 그 시점에서 대질조사 동의 여부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김씨와의 대질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와 김씨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특검팀은 저녁쯤 두 사람을 영상녹화실로 불러 직접 대면시킬 계획이다.
대질조사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박상융 특검보는 "김 지사와 드루킹의 진술 내용이 서로 틀린 점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김 지사가 느릅나무 출판에서 열린 댓글조작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 일본 오사카·센다이 총영사직을 두고 인사청탁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두고 서로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브리핑을 직접 들었고, 고개를 끄덕여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김 지사가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느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해서 '못 보신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줄곧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김씨 주장을 부인해왔다.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간 적은 있지만 킹크랩 시연은 본 적이 없고, 킹크랩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는 입장이다.
또 김씨는 김 지사로부터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대선·경선 승리에 기여했으니 오사카 총영사직을 달라고 김씨가 요구했는데, 김 지사가 오사카 총영사 대신 급이 낮은 센다이 총영사 직을 제안해 경공모 측을 달래려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진술은 엇갈린다. 김씨 측은 특검팀에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역시 김 지사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 지사가 킹크랩 사용을 승인했고 댓글조작 활동 대가로 공직을 제안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두 사람이 공범임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번 특검의 성패가 갈릴 수도 있는 지점인 만큼 대질조사는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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