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친일 미화 논란도 연기력으로 말끔하게 지워낸 유연석이다. 그의 캐릭터 소화력이 tvN 토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당위성을 높이고 있다.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의 합작품인 '미스터 션샤인'은 1871년 신미양요 때와 20세기 초 한성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을 떠나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간 노비의 아들 유진(이병헌 분)이 미군 신분으로 조국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작 전부터 KBS 2TV '태양의 후예'와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연달아 히트시킨 이응복x김은숙 콤비의 복귀작인데다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 초호화 배우 라인업으로 이 작품은 tvN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친일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캐릭터는 유연석이 맡은 구동매다. 구동매는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흑룡회 한성지부장에 오른 인물로 소개됐는데 흑룡회는 1901년 일본의 대외 침략주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실존 조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구동매 캐릭터가 친일을 정당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흑룡회의 한성지부장으로 앞장서서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지만 2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캐릭터인데도 일부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미스터 션샤인' 측은 논란이 더욱 커지기 전인 지난달 13일 "구동매 캐릭터가 친일 미화의 소지가 있고, 역사적 사건 속 실제 단체를 배경으로 삼은 점이 옳지 않음을 지적받아 제작진은 가상의 단체로 극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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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미화 의도는 절대 없었다는 제작진의 해명 속에 시청자들은 구동매 캐릭터를 더욱 날카롭게 바라봤다. 그런데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구동매가 왜 조선에서 태어나 일본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게 됐는지, 칼을 들고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며 거친 삶을 살게 됐는지 유연석의 연기가 곧 방증이었다.
유연석은 구동매로 완벽하게 분해 이병헌, 김태리, 변요한, 김민정과 함께 '미스터 션샤인'의 든든한 한 축을 맡고 있다. 특히 애기씨 애신(김태리 분)을 향한 애절한 짝사랑과 거친 눈빛 속 숨기고 있는 순애보를 200% 연기로 소화해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친일 미화 캐릭터로 오해 받았지만 구동매는 점차 애신 덕분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복면을 쓴 채 의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애신을 보고 난 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의병을 붙잡았다가 살려주기도.
순간순간 보이는 섬뜩한 표정과 애신을 향한 슬픈 사랑의 눈빛은 유연석이 곧 구동매로 착각할 정도였다. 여기에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상황, 점차 변하는 인물의 감정선 등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구동매을 그리는 이가 유연석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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