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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소환' 앞둔 특검,드루킹 다시 소환…"모든 증거가 김경수로"

조선일보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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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소환' 앞둔 특검,드루킹 다시 소환…"모든 증거가 김경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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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경수 소환 이틀 앞두고 드루킹 소환 조사
특검 “김 지사는 ‘업무방해 공범’…6일 오전 소환
지지부진하던 김 지사 수사, 드루킹 USB로 반전
김 지사 “일방적 흠집 내기 보도”…특검 수사 “유감”

특검팀이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특검팀이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 소환을 이틀 앞둔 4일 오후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가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8번째다.

특검은 김 지사를 드루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 지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특검 팀은 이날 드루킹을 불러 김 지사가 댓글조작에 관여한 정황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보강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새로운 증거물 분석에도 주력하고 있다.

◇ “모든 증거는 김경수를 향하고 있다”…특검, ‘드루킹 USB’로 수사 탄력
김 지사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참고인으로 단 한 차례 조사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특검은 김 지사를 최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지난 2일 김 지사의 관사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때도 영장에 '업무방해의 공범'이라고 적시했다. 특검은 또 서울 여의도 국회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일정관리 비서의 컴퓨터 등도 확보했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김 지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김 지사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해왔다. “드루킹 일당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보내온 것”이라거나, “드루킹 일당이 자발적으로 ‘선플’을 달겠다고 했을 뿐 허락이나 승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자신과 드루킹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치인과 지지자’라고 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통해 김 지사가 이 사건의 ‘몸통’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 주변에선 “모든 증거가 김경수를 향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검팀은 드루킹이 추가로 제출한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스모킹 건’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SB에 담겨 있는 문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활동을 김 지사가 일찌감치 인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의 요청이나 묵인 하에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도 확보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런 ‘증거’를 바탕으로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정치인과 지지자’의 관계라던 김 지사의 해명과 맞지 않는 증거들도 USB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드루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정책 공약에 대한 자문을 구한 정황이 담긴 대화내용 등이다. ‘재벌개혁’, ‘개성공단 2000만평 개발’ 같은 문제를 김 지사와 드루킹이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 증거’도 폭넓게 확보했다. 특검은 드루킹으로부터 "기사에 댓글을 달고 추천 수를 높이는 작업을 거의 매일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은 드루킹이 대선 전에 벌인 댓글 조작에 김 지사가 관여하고 그 결과도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의 아지트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도 김 지사가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킹크랩의 개발·운용을 담당하고 시연회 장소에 있었던 드루킹 일당에게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이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댓글 조작 등을 통해 개입하려한 것으로 보고 김 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특검팀 조사에서 ‘김 지사가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방선거 관련 기사에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조작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있다.

◇ 혐의 부인 김경수 “확인되지 않은 사실 마구잡이 보도…심히 유감”

특검 소환을 앞둔 김 지사는 압수수색 등 특검 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검이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2일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이미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밝혔던 사안들이, 마치 새롭게 밝혀지고 확정된 사실처럼 일부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되면서,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 주기, 일방적 흠집 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김 지사는 다음 날인 3일에도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그는 "특검은 정치 특검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지금 저한테 중요한 것은 특검이 아니라 경남"이라며 "특검은 제가 지금 하는 일과 고민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지사는 오는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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