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변호사는 특검팀이 출석하라고 통보한 오후 2시보다 40분쯤 이른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변호사는 ‘경공모 측에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노 원내대표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을 했다.
특검팀은 윤 변호사가 댓글 여론조작은 물론 경공모 운영과정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공모 내부에서 ‘삶의 축제’라는 필명을 쓰는 그는 경공모 내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략회의’의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변호사가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루돼 있는 인물로 보고, 공식 수사개시 이틀 만인 지난달 28일 윤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6일과 13일에는 윤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입건(入件)된 상태인 윤 변호사는 이날 조사 내용에 따라 노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는데 관여한 혐의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 김씨가 윤 변호사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인사청탁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는 만큼, 특검팀은 윤 변호사에게 인사 청탁의 경위와 배경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윤 변호사가 특검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지난 18일 드루킹 김씨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USB(휴대용 저장장치)를 보관하고 있던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USB에서 드루킹 측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 정치권 인사들이 접촉했다는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변호사를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을 재차 확인하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공모 회계 담당 파로스 김씨도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고 이날 오후 1시쯤 특검 사무실에 나타났다. 특검팀은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이날 새벽 구속된 초뽀 김씨도 소환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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