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KIA는 올 시즌 기대와는 다른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상위권은 물론 5강 문턱에 들어서는 것 조차 힘겹다. 주축선수들 부상, 부진한 외인조합, 성장세가 더딘 영건들 등 복합적인 요소 때문이라 평가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헥터-양현종-임창용-한승혁) KIA 선발진이 후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그 가운데 선발진의 고전 또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양현종-헥터 원투펀치에 팻딘-임기영으로 이뤄진 조합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어마어마한 위력을 떨쳤다. 그렇지만 올 시즌 이 조합이 신통치 않고 이들을 대체할 자원도 특별히 눈에 띄지 않자 팀 성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2년 동안 35승에 400이닝을 넘게 소화한 헥터는 현저히 떨어진 구위로 그 위용을 잃었고 팻딘은 긴 부진 끝 최근 불펜투수로 전환됐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임기영은 작년 같은 모습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고 그 외 시즌 초반 몇몇 주목 받은 기대주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자취를 감추거나 역할이 줄어들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5인 선발을 꾸리기도 쉽지 않은 지경에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성적은 떨어지고 대안은 줄어든 냉정한 KIA 마운드의 현실이었다.
시즌이 후반기에 돌입한 시점, KIA 마운드는 어느 정도 변화의 움직임을 선보였다. 헥터와 양현종 원투펀치는 건재하지만 팻딘이 불펜투수로 임무를 바꿨다. 한때 교체설이 유력할 정로도 위태로운 입지의 팻딘이지만 김 감독과 구단은 동행을 택했다. 다만 포지션만 바꿔서 활로를 모색했다. 또 강속구가 자랑인 한승혁이 어느덧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차더니 무리 없이 유지하기 시작했다. 임기영은 복귀 후 지난해만 못한 기량 속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그렇기 때문에 팻딘과 임기영의 자리에 공백이 생겼는데 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임창용과 대체선발이 채우는 중이다. 한편 또 다른 베테랑투수 윤석민은 선발에서 현재는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현 시점만 봤을 때 시즌 시작 때에 비해 KIA 선발진은 무려 세 명 이상이 다른 선수로 교체됐다. 큰 변화를 맞이했고 이는 팀 성적에 직결될 중요한 변수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불펜투수로 임무가 바뀐 팻딘(사진)은 현재까지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그 가운데 후반기가 시작된 시점, 24일 헥터는 기대 이하 투구로 신뢰를 다시 얻는데 실패했고 무쇠처럼 던지고 있는 양현종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양현종은 곧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야한다. 한승혁도 아직은 자리를 잡았다 평가하기 어렵고 임창용은 선발로서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다. 25일은 대체선발로 황인준이 등판했는데 기대에 비해 2이닝 소화에 그치며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적지 않은 변화 속 아직은 위기상태인 KIA 선발진은 그럼에도 후반기 팀 성적반등에 핵심 키를 짊어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불안함 속 새 활로를 찾고 있는 상태다. 고무적인 부분은 양현종의 투혼이 여전하고 한승혁도 (선발로서) 성장 중이며 임창용도 베테랑의 책임감을 마운드서 뿜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파생된 불펜투수 팻딘, 그리고 마무리투수 윤석민도 기대할 만한 내용을 연일 선보이며 신뢰감을 높여주고 있다.
전반기를 마칠 시점, 수도권팀 모 코치는 “후반기, KIA의 저력이 다시 나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기본 이상의 힘을 갖고 있는 타격이 받쳐주는 KIA가 마운드에서 정비가 이뤄지면 지난해와 같은 폭발적인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
최근 KIA의 불펜은 이례적일 정도로 안정세를 갖춘 상태다. 다소 부진한 KIA 선발진의 미래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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