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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프로골프는 아이스하키, 일반골프는 테니스

헤럴드경제 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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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프로골프는 아이스하키, 일반골프는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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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전성기의 스윙 연속동작. 주말골퍼가 이렇게 칠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 전성기의 스윙 연속동작. 주말골퍼가 이렇게 칠 수 있을까?


일반 골퍼들은 프로골퍼의 스윙을 배우고 싶어한다. 중계방송에 나오는 유명프로선수의 슬로우 모션을 열심히 관찰하여 흉내 내어 보기도하고, 유명하다는 프로를 찾아가서 직접 레슨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스윙 모습이 프로와 비슷해진 것 같아도 볼이 날아가는 모습은 '넘사벽'이다.

주말골퍼도 프로처럼 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퍼팅이나 쇼트게임이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롱게임에서 프로처럼 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프로골프가 아이스하키라면 주말골프는 테니스

이 말은 벤 호건이 남긴 말이다. 프로골퍼와 일반인의 스윙은 아이스하키와 테니스처럼 공통된 점을 찾기 어려운 전혀 다른 스포츠라는 의미이다.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아이스하키 선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관찰해도 테니스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중계방송에 나오는 프로의 스윙은 감상을 하는 대상이지 관찰하여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프로의 스윙은 보통 2만 시간이 넘는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인체 공학적으로 팔이나 하체가 움직이는 모습을 분석할 수 있지만 선수 자신은 자기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각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자기의 스윙을 반복할 수 있다.

일반인이 그런 스윙을 관찰해 짧은 연습을 통해 프로와 비슷한 샷을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프로가 2만 시간 넘게 연습했는데 일반 골퍼는 몇 시간을 연습했는지 비교해 보면 납득이 된다. '나도 2만 시간을 연습했다면 프로 같은 스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그러므로 프로처럼 안 된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류현진 투수를 보고 그의 투구 폼을 비슷하게 따라서 할 수 있더라도, 류현진처럼 빠르고 정확한 공을 던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한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프로와 비슷한 스윙을 만들었어도 샷의 품질과 거리에서는 프로를 따라갈 수 없다.

유명프로도 고쳐주지 못한 NBA스타 찰스 바클리의 스윙.

유명프로도 고쳐주지 못한 NBA스타 찰스 바클리의 스윙.


개선의 방법은 연습

일반인들이 프로 같은 샷을 칠 수는 없지만 자기의 스윙을 개선하는 것은 가능하다. 골프 스윙에는 지켜야 할 기본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기본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한 가지씩 천천히 개선하는 목표를 세우고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스윙을 바꿔서 잘 치게 해 준다는 말은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다.


프로와 일반골퍼에게 공통된 점은 어떤 모습이든 똑같이 반복이 가능한 스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복이 가능한 스윙은 연습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골프는 배운 지 한 달 이내에 자기의 스윙이 결정되고 자기가 칠 수 있는 최고 수준도 결정된다. 그래서 처음 배울 때는 기본을 잘 배우기 위해서 꼭 프로를 찾아가라고 권한다. 동네의 골프 연습장에 있는 무명의 프로들도 기본을 가르치기에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레슨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며 혼자서 배울 수도 있지만 프로에게 가는 것이 가장 싸게 또 빠르게 배우는 방법이다.

이미 골프를 친 지 몇 년 되는 사람에게 스윙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을 비교하여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스윙이 좋아지더라도 점수는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는 즐기기 위해서 치는 것이지 스트레스를 받으려고 치는 것이 아니다.


퍼팅과 쇼트게임

일반인이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프로를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은 퍼팅과 쇼트게임이다. 프로가 일반인보다 퍼팅이나 쇼트게임을 더 잘하는 이유도 연습량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도 아이스하키와 테니스를 비교하며 프로의 수준을 따라갈 수는 없다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다. 퍼팅이나 쇼트게임은 강한 체력이나 유연성도 필요 없고, 특별한 이론이나 기술도 없다. 연습에 투자한 시간만큼 정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퍼팅이나 웨지의 연습 방법이 많으므로, 시간을 투자하고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골프를 더 진지하게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 박노승 : 건국대 산업대학원 골프산업학과 겸임교수,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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