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5월 이후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던 LG 주전포수 유강남은 18일 넥센전서 극적인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7월 들어 타격감이 오르고 있었는데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그 정점을 찍는데 성공한 것. 19일에도 홈런은 이어졌다. 2연속 홈런포. 덩달아 LG도 싱글벙글이다. 류중일 감독은 “유강남은 다치지 않는 이상 2군에 안 보낸다”면서까지 신뢰를 내비쳤는데 유강남이 기나긴 부진을 털고 응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방마님의 타격이 성장하며 든든해진 LG는 팀 성적도 상승 중이다.
LG는 주전포수 유강남(사진)의 타격반등에 미소짓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한 지붕 라이벌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올 시즌 압도적이다. 공수에서 그 가치를 연일 상승시키고 있다. 지난주 열린 올스타전 기간에는 이벤트 경기인 퍼펙트 피처에서 우승을 차지해 깜짝 재미를 안기더니 19일 동료들에게 통 큰 피자 30판을 선물하는 에피소드까지 잊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주전 안방마님도 확실한 수순.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는 양의지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SK도 이재원의 반등이 든든하다. 지난 시즌 타율 0.242 9홈런 42타점으로 커리어 최악의 해를 보내며 자존심을 구긴 이재원은 올 시즌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찬데 이어 타율 0.325 11홈런 32타점으로 벌써 지난해 성적을 넘겨버린 지 오래다. 단순 공격 뿐만 아니라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및 젊은 투수들의 성장 속 수비에서도 단단함을 과시했다. 그렇게 이번 시즌 자존심을 살린 이재원은 SK의 성적상승 일등공신이 됐고 스스로도 FA를 앞두고 가치를 크게 높이는데 성공했다.
한화는 올해 안정적인 최재훈과 깜짝 스타로 떠오른 지성준의 조합으로 안방에서 고민이 적다. 지난해까지 가용자원도 부족, 주전으로 기용할 만한 선수가 없어 대표적 취약포지션으로 꼽힌 게 포수지만 트레이드로 온 최재훈에 이어 신예 지성준이 남다른 캐릭터와 임팩트로 존재감을 알리며 좋은 시너지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에도 두 선수의 합작이 좋은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시즌 후 FA가 될 양의지(왼쪽)의 공수에서 가치는 연일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면 포수 자리로 걱정이거나 울상인 팀들도 여전하다. 롯데는 김사훈-나종덕-안중열 3인 체제로 후반기를 맞이했는데 뚜렷하게 앞서는 자원이 없다. 수비는 물론 타격까지. 아직도 이렇다 한 해결책이 없다. 전반기부터 계속된 포수고민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조짐이다. 롯데 뿐 아니다. NC도 아직은 주전포수감이 없다. 최근 들어 사연 넘치는 윤수강이 나오는 횟수가 많아졌고 간간히 신예 김형준이 기회를 받고 있다. 김태군 입대 이후 혼란의 전반기를 보낸 NC 포수포지션은 후반기에도 시험대가 될 예정.
KIA 역시 올 시즌 포수포지션이 고민이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밑거름이 된 김민식이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자주 연출하며 신뢰감이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최근 2군까지 다녀왔다. 그 사이 한승택 그리고 신예 신범수까지 기용하며 옵션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 경험부족을 드러내는 일이 잦다. KIA의 고민도 당분간 이어질 터. kt는 장성우가 주전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후반기 돌입 후 장성우의 페이스는 일단 나쁘지 않은 편.
롯데의 안방마님 고민은 후반기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넥센은 포수포지션에 있어 올해 큰 격변을 맞이했다. 주전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고 졸지에 김재현과 주효상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게 됐다. 그 가운데 깜짝 놀랄 장면이 있었다. 17일 LG와 경기 때 김재현이 우선 교체된 뒤 주효상이 포수마스크를 썼는데 이후 그가 타자 파울 타구에 맞아 크게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주효상마저 없으면 이택근, 김민성 등이 포수마스크를 써야할 수도 있었던 상황. 다행스럽게 주효상은 금세 털어냈다. 장정석 감독은 그 다음 날 지난 경기 아찔했던 순간을 복기하며 이택근 등을 대체후보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상시 복안을 털어놓기도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안방마님 자리가 든든할 것처럼 생각됐다. FA 강민호 효과가 팀 전체에 퍼지길 기대했는데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부족하다. 이번 시즌 기복에 고생하고 있고 팀 위기 때 한 방이 더 나와 줘야 할 강민호는 삼성의 후반기 가을야구 키플레이어로 꼽힐 만 하다. hhssjj27@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