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등학교 야구부 함평 훈련. (스포츠서울DB)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일부 지역 고교 선수 학부모 60여 명으로 구성된 ‘고교야구 학부모 대표 연대’(학부모 연대) 박신태 회장은 16일 “학생들의 취업과 진학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KBSA에 탄원서를 보냈다. 2700여 명의 연명부를 받아 탄원서를 제출했고 두 차례 KBSA 관계자와 면담했다. KBSA에서 ‘재검토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일부 대학은 체육특기생 입시 요강에 고교야구 투수들의 이닝 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말리그를 시행 중인 고교야구에서 투수가 31~45개를 던지면 하루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식으로 등판하면 입시요강 기준을 충족하기 매우 어렵다는 게 학부모 연대의 주장이다. 박 회장는 “학생들의 부상을 방지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투구 수에 따라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나흘간 등판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70명 이상 선수단 규모를 갖춘 서울 유명 학교는 수준급 투수 4~5명으로 주말리그뿐만 아니라 토너먼트 대회를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투수 한 두 명으로 리그를 치러야 하는 신생팀이나 지방 학교는 대회 한 번 치르기도 벅찬 게 현실이다. 박 회장은 “투구수 30개로 1이닝도 못버티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투구수 제한을 두면 밀도있는 투구를 위해 불펜투구 등 훈련량을 늘리는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 부상방지가 목적이라면 과도한 훈련을 자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암고 선수단이 지난달 31일 고양 동국대 야구장에서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
학부모 연대는 해외 전지훈련 금지도 같은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다. 추운 국내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하면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은 사실 비용이 많이 든다. 동문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학교를 제외하면 학부모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만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로 전지훈련을 떠나면 국내에서 훈련하는 것과 비용차이가 거의 없다. 체력이든 기술이든 훈련을 하려면 환경이 잘 조성된 곳에서 해야 부상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사비를 들여서라도 기량을 끌어 올려야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의 문을 뚫을 수 있다는 희망이 깔린 주장이다. 그는 “1월 중순부터 2월까지 제한적 해외전지 훈련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해 KBSA로부터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KBSA가 학부모 연대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겠다는 얘기하는 하지 않았다. 다만 7~8월에 지도자협의회와 면담을 하고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수정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투구수 제한과 해외전지훈련 금지 규정을 일부 개정하면 학습권과 휴식권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평일리그제 도입 등에 대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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