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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특기생 성우' 이혜경씨 노환으로 15일 별세… 향년 90세, 1948년부터 일한 '소리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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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내에 정식 성우가 탄생하기 전부터 ‘특기생 성우’로 활동한 이혜경씨가 노환으로 15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이씨는 성우라는 명칭이 등장하기 전인 1948년 당시 동국대 재학 중에 KBS에 지원해 ‘방송 연기자’로 방송에 데뷔했다. 이후 1954년 성우 1기가 선발됐는데, 그 전세대 성우들은 ’특기 성우’로 분류됐다.

이씨는 2000년대까지 60여년간 주로 KBS에서 성우로 외길만 걸으며 단막극부터 대북 방송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연기해 ‘소리의 마술사’라 불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발발 때도 많은 이들이 “국민 여러분! 조금도 동요하지 마시고…”로 시작되는 그의 목소리를 라디오에서 들었다.

이씨는 2010년까지도 ‘달의 바다’(KBS 2010년 5월 방송) 등에 출연하며 국내 최고령 성우로 활동했다.

덕분에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보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대한민국 방송 효과음의 선구자인 고(故) 이상만씨로, 1949년 결혼한 두 사람은 라디오 방송 시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남편 이씨는 2002년 작고했으며, 그해 이혜경씨 역시 교통사고를 당해 이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수술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중열씨, 딸 영숙·은숙씨가 있다.

빈소(02-2072-2022)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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