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압수수색해 활동 기간 확인, 휴대전화·유심카드도 발견
경찰 수사 규모보다 많다고 분석
특검팀이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드루킹 일당이 벌인 댓글 조작의 규모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드루킹과 그가 만든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이 2016년 말부터 올 3월까지 총 110만건의 댓글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수사 기록을 지난달 특검팀에 넘긴 바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규모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5일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3사(社)를 압수 수색해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을 벌인 기간이 경찰이 밝힌 것보다 더 길었다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한다. 애당초 경찰이 이번 사건의 가장 기본인 댓글 조작 규모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사를 끝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또 지난 10일 드루킹 일당이 댓글 작업을 한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휴대전화 21개와 휴대전화 속 정보가 저장된 유심 카드 53개를 발견했다. 경찰이 앞선 두 차례 압수 수색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드루킹 일당의 추가 댓글 조작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검팀은 경공모 회원들이 댓글 조작의 증거를 없앴는지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댓글 조작 규모를 사실상 원점에서부터 다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조작은 느릅나무출판사에 모인 경공모 회원들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이 이곳에서 1년 넘게 댓글 조작을 하는 동안 들어간 비용의 출처도 특검의 주요 수사 줄기다.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은 월 임대료만 485만원이다. 드루킹은 외부에 공개한 자료에서 "경공모 운영 자금이 연 11억원"이라고 밝혔다. 드루킹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이 돈을 경공모의 비누 사업과 강연 활동을 통해 벌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비누 사업의 매출 금액 등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비누 사업체를 운영했던 드루킹의 측근 박모(필명 서유기)씨 등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최근 드루킹의 배우자인 최모씨와 동생 김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 부분을 물었다고 한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공모 운영 자금이 현 여권에서 흘러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게 이번 특검의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라고 했다.
댓글 조작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관여했는지도 특검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특검은 최근 김 지사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다는 진술을 받아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또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김 지사를 드루킹 측에 소개해준 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박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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