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연루여부 가리려면 재연 필요하다 판단
특검팀 “개발 시점과 경위, 관여 인물 조사 중”
박상융 특검보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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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49·구속) 일당의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김씨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현을 위해 수사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융(53·18기) 특별검사보는 9일 브리핑에서 "킹크랩 개발 시점과 경위, 개발·운영 등에 누가 어느정도 관여했는지, 개발 후 댓글 게재 등 운영 현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킹크랩 개발 비용 등을 밝혀내기 위해 이에 관여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자금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둘리' 우모(32·구속)씨, '서유기' 박모(30·구속)씨를 최근 불러 조사했다. 이 외에 킹크랩 서버를 다룬 '트렐로' 강모(47)씨도 이날 재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 5월 18일 본지에 보낸 옥중편지를 통해 "2016년 10월 파주의 제 사무실로 찾아온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매크로'를 직접 보여줬다"며 "(댓글 작업을) 허락해 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지사가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나,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기사에 댓글을 달고 추천 수를 높이는 작업을 매일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반면 김 지사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느릅나무 사무실에 간 적은 있지만, 시연회가 무엇을 뜻하는 지는 모르겠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우선 킹크랩 프로토타입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씨의 주장대로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등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박 특검보는 "당시에 시연했던 버전에 대해 조금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경찰이 압수했던 물품이나 특검이 별도로 확보한 것들 중에 암호가 걸린 경우가 있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검팀은 시연회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필요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경공모 회원들을 상대로 시연회 당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보는 "경공모 회원들 가운데 핵심 인물은 좀 더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댓글 조작에 깊숙이 관련된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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