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가 27일 잠실 KT전 1-0으로 앞선 5회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2018. 6. 27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특급 FA(프리에이전트) 영입 효과는 미미했다. 최대어를 잡은 LG는 밝게 웃고 있으나 다른 팀은 모두 하위권에서 전반기를 마무리한다. FA 계약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지만 LG 홀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지도 모른다.
지난 겨울 FA시장에서 LG, 롯데, 삼성, KT가 지갑을 열었다. LG는 메이저리그(ML)에서 돌아온 김현수와 4년 115억원에 사인하며 2016년 겨울 롯데 이대호의 4년 15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고액을 기록했다. 롯데는 손아섭과 4년 98억원, 민병헌과 4년 80억원에 사인했고 KT는 황재균과 4년 88억원, 삼성은 강민호와 4년 8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네 팀 모두 FA 영입에 따른 전력강화와 상위권 진입을 바라봤다. LG는 국가대표 3번 타자를 라인업에 추가해 박용택 홀로 고군분투했던 타선에 기둥을 추가했다. 지난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손아섭을 잔류시키고 민병헌을 더해 국가대표 외야진을 완성했다. 하위권 KT와 삼성은 각각 황재균과 강민호가 리빌딩의 방점을 찍어주기를 기대했다.
삼성 강민호 . 2018. 5. 8 수원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그런데 8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김현수와 손아섭만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김현수와 손아섭이 나란히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가는 반면 민병헌, 황재균, 강민호 모두 ‘FA로이드’였던 이전 시즌보다 부진하다. 지난 7일까지 김현수와 손아섭은 각각 OPS(출루율+장타율) 1.016, 0.979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다. 무엇보다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타선의 든든한 기둥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민병헌, 황재균, 강민호는 저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완주에 실패했다. 특히 민병헌은 5월초 내복사근 파열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엔트리서 제외됐다. 셋 중 황재균이 가장 많은 80경기 이상을 출전했지만 미국 진출 전인 2016시즌 롯데에서 보여준 파괴력과는 거리가 멀다. 강민호 또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으며 롯데 시절 공수겸장 포수로 이름을 떨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팀 성적도 이들의 활약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LG는 김현수가 좌익수와 1루수를 두루 소화하는 한편 채은성, 양석환 등에게 자신만의 노하우와 웨이트트레이닝 방법 등을 전수하면서 공격력 극대화에 성공했다. 빈타에 허덕이던 지난 시즌과 달리 대부분의 타자들이 기량이 한 단계 향상되며 다득점 경기가 부쩍 늘었다. 직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모든 공을 장타로 연결시키는 4번 타자 김현수를 중심에 두고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을 완성했다. 최근 LG는 한화, SK와 2, 3위를 놓고 경쟁하며 가을야구 재진입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황재균이 8회초 무사2루 삼진을 당하고 있다. 2018. 6. 13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LG와 달리 롯데는 시즌 시작부터 강민호를 잡지 못한 후유증을 크게 앓았다. 아직까지는 민병헌 영입효과도 크지 않다. 타선이 경쟁력을 갖춘 것은 분명하지만 마운드와 수비 불안에 발목을 잡혀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KT 역시 황재균으로 공포의 타선을 완성하기를 바랐지만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보면 황재균보다 유한준과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신인 강백호의 활약이 뛰어나다. KT는 2일까지 경기당 평균 5.01점으로 이 부문 8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은 강민호로 인해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는 힘을 얻고 있지만 타석에서 모습은 기대 이하다. 강민호는 출루율 0.323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07시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8일 현재 롯데, 삼성, KT는 7위부터 9위까지 자리하고 있다. 아직 55경기 이상이 남았기 때문에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FA 영입 결과가 올해도 반복됐다. 이런 흐름이라면 FA시장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후 양의지와 최정 외에는 FA 계약규모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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