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공판 최후 진술 "네이버가 우릴 고소한다? 악어가 악어새 고소하는 꼴"
이 사건은 네이버가 지난 1월 17일 자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사 댓글의 조작이 의심된다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네이버는 2018년 4월까지 (댓글 조작에 쓰인) 자동화 프로그램을 금지하지 않았다"며 "제한속도가 규정되지 않은 신설 도로에서 시속 200㎞로 달리면 위험하다고 비난받을 순 있지만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네이버는 기사와 기사 댓글(을 조작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묵인, 방치했다. 트래픽(인터넷 데이터양)이 증가해야 광고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댓글 순위 조작 행위로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얻지 못했고 네이버가 다 챙겼다"며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피우고 돈은 되놈(중국인 비하 표현)이 번다'는 말이 있는데, (네이버의 고소는) 되놈이 곰을 고소하고,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과 같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뉘우치지 않는다"며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구체적 구형량은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송치한 사건 기록이 126권 분량이라 재판을 한 달 미뤄달라"고 했다. 여기엔 되도록 구속 기간을 연장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에 드루킹 측 변호인은 "여론이나 특검 수사와 상관없이 업무방해죄를 다룬 다른 재판처럼 지은 죄만큼만 선고해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댓글 조작에 따른 업무 방해 혐의로 가장 엄한 처벌을 받은 게 집행유예였다. 드루킹도 지난 5월 첫 재판부터 혐의를 인정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나겠다는 전략을 펴왔다. 재판장인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이 사건 양형과 관련해 여러 예측이 나오는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열기로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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