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사전조사 대상 5건 중 4건…춘천 강간살해 빠져 낙동강변 살인사건·정연주 KBS 사장 배임건도 포함
김갑배 검찰 과거사위원장. 2018.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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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2009년) 등 4건의 개별 사건에 수사 축소·은폐 또는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었는지 여부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용산참사(2009년)와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2008년),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변호했던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1990년)도 포함됐다.
검찰 과거사위(위원장 김갑배)는 2일 오후 회의를 열어 지난달 25일과 이날, 2회에 걸쳐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2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받아 검토한 결과 5건 중 4건에 대해 본조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전조사에서 검토 대상이었던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소재가 된 춘천 강간살해 사건(1972년)은 법원 재심절차로 진상규명이 이뤄졌고, 이후 상고심의위원회 구성 등 제도개선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본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배우 장씨가 지난 2008년 술자리에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과거사위는 지난 5월말께 장씨 사건 관련자 중 공소시효가 임박했던 조씨를 재수사하라고 권고했고, 검찰은 이에 재수사를 통해 조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과거사위는 이외에 "장자연 문건에 명시된 '술접대' 등 강요가 있었는지, 이와 관련한 수사를 고의로 하지 않거나 미진한 부분이 있었는지,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등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이 사건이 포함된 배경을 설명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지역 철거민 농성진압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사건이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 참사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당시 검찰은 경찰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내렸고 철거민 20명, 용역업체 직원 7명 등 총 27명만 기소해 농성자들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썼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경찰의 조기진압·과잉진압 부분 위법성에 검찰이 소극적·편파적으로 수사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고, 검찰이 피고인 측의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이유 등에 관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과거사위는 밝혔다.
정연주 전 KBS 사장 사건은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정 전 사장을 이명박정부 검찰이 배임죄로 의율해 기소했으나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건이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무리하게 정 전 사장을 기소해 검찰권을 남용한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사상구 엄궁동 낙동강 갈대숲에서 두개골이 함몰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이듬해 11월 이 주변에서 경찰관을 사칭해 금품을 갈취한 용의자 2명을 검거해 살인자로 지목, 검찰로 송치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3년 모범수로 특별 감형돼 출소한 이들은 당시 경찰 수사에서 고문과 허위자백이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호인을 맡아 당시 두 사람에 대한 고문이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피고인들 진술과 증거들을 짜맞춘 것으로 의심되며, 피고인들이 고문에 의한 자백을 강요당한 게 사실인지 여부에 관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본조사 사건에 4건이 추가되며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사할 사건은 총 15건이 됐다. 과거사위는 대검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사사례 재발방지 및 피해회복을 위한 후속조치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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