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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위원장 김갑배 변호사)가 용산참사와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에 대해 재조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2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용산참사(2009년), 장자연 리스트 사건(2009년), 정연주 <한국방송>(KBS) 전 사장 배임 사건(2008년), 낙동강 변 2인조 살인사건(1990년) 등 4건을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재조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본조사 권고사건은 대검 진상조사단의 2차 사전조사 대상사건 가운데 수사나 공판과정에서 사건이 부당하게 축소·은폐되거나 검찰권 남용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사건이다. 다만 과거사위는 사전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춘천 강간살해 사건’의 경우, 피해 당사자인 정원섭 목사가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며 진상 규명이 이뤄졌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본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 진입한 경찰과 철거민들이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과잉진압 지적이 일었지만, 검찰은 철거민 등 25명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재판에 넘겨 논란이 일었다. 과거사위는 “경찰의 조기·과잉진압 부분의 위법성에 대해 검찰이 소극적·편파적으로 수사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고, 검찰이 피고인 측의 수사기록 열람 등사를 거부한 이유 등에 관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재조사 권고 이유를 밝혔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9년 3월 장씨가 연예기획사 관계자, 언론계 유력인사, 기업인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자필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문건에서 언급된 인물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하고,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과거사위는 △‘성접대’ 등 강요 여부 △관련해 고의로 수사하지 않거나 미진하게 진행한 부분 유무 △수사 외압 유무 등을 규명 대상으로 짚었다.
앞서 과거사위는 공소시효가 오는 8월 4일 만료되는 기자 출신 ㄱ씨(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재수사를 권고한 바 있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목격자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되고, 관련자들이 실체를 왜곡하려는 정황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ㄱ씨를 지난달 말 재판에 넘겼다.
정연주 전 사장은 법인세부과취소소송에서 법원 조정권고를 받아들여 소송을 취하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2008년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사장이 1·2·3심에서 잇달아 무죄 판결을 받자, 검찰이 노무현 정부 당시 인사에 대해 ‘표적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과거사위는 “정 사장은 조정권고안을 수락해 소 취하를 하기 전에 이사회 등 내부절차를 거치고 법률자문을 받았다”며 “검찰이 무리하게 배임죄로 의율하여 기소해 검찰권을 남용하였다는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낙동강 갈대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여년간 복역한 2명이 출소뒤 경찰 수사에서 고문과 허위자백이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한 사건이다. 과거사위는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부족한 피해자들의 진술에 맞게 피고인들의 진술과 증거들을 짜맞춘 것으로 의심된다”며 “피고인들이 고문에 의한 자백을 강요당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에 관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로써 대검 진상조사단이 정식 조사하게 된 사건은 15건으로 늘어났다. 앞서 과거사위는 △김근태 고문사건(1985년)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1999년)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 사건(2008년)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2012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2013년) 등에 대해 재조사를 권고한 바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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