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무사증 폐지" 對 "대등하게 사회 기여하게 해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들이 집단으로 난민 신청한 일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30일 서울에서 난민 수용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보이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불법난민신청자 외국인대책 국민연대(난대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 촉구집회'를 열어 이른바 '허위 난민'을 차단할 제도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난대연은 "국민은 정치·종교·인종적으로 박해받는 난민을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어떻게든 입국해 난민법을 악용하는 이주자들을 차단할 제도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난민법 제정 국가이지만 난민 수용 인프라와 경험 부족으로 법·제도에 허점이 많다"며 "난민 신청한 이들은 신청자 지위를 갖고 여러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산다"고 지적했다.
난대연은 "입법부는 우리 국민의 순수한 인도주의적 우호가 이를 착복하는 이들이 아니라 온정의 손길이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돌아가도록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라"며 "법무부는 신속한 난민심사로 난민 지위 남용자를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일부 참가자는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이 땅에 들어온 이상 그들이 우리 문화에 맞춰 살아야지 우리가 왜 그들에게 맞춰 살아야 하나"라며 "그들은 자신들만의 법을 가진 다른 국가를 건설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집회에는 10∼20대 젊은층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했다. 이들은 '국민이 먼저다', '안전을 원한다', '무사증 폐지하라', '난민법 폐지하라',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등 구호를 외치며 동참했다. 난대연은 앞으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동화면세점 인근 원표공원에서는 '난민반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에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 수용을 촉구하고, 난민 등 외국인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난민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범죄율을 들지만, 통계에 따르면 범죄 건수가 많다고 알려진 외국인 밀집지역조차도 한국인 범죄율이 훨씬 높다"며 "저들은 팩트(사실)에 관심 없이 주장만 내놓는다"고 난대연 측을 비판했다.
또 "저들은 말로는 안전을 원한다면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진정 안전을 원한다면 외국인들을 힘든 3D 직업에 둘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대등한 사람으로 포용하고 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양측 참가자 간 마찰을 우려해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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