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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K리그 현직주심이 말하는 월드컵 VAR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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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2018 러시아월드컵 최대 화두는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논란 하나가 더 생긴다. 석연치 않은 운영으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17년 7월 VAR을 도입한 K리그도 초기에는 혼란을 겪었다. 처음 겪는 방식이라 운용이 미숙했고 이해도도 낮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안착해 감독이나 선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번 월드컵을 보며 VAR만큼은 K리그가 더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스포츠서울은 K리그 및 국제심판으로 활동 중인 김대용 심판의 말을 통해 월드컵 VAR 논란을 정리해봤다.

◇ 주심 판정 과신하는 분위기가 문제를 야기했다
K리그의 경우 애매한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VAR을 선언한다. 논란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다. 흐름이 끊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확실한 판정을 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기조다. 과거부터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에 오심을 줄이는데 집중한다. 월드컵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심판들이 나서는 만큼 주심의 판정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김 주심은 “K리그에서는 주심의 판단이 혹시라도 잘못될 수 있기 때문에 VAR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월드컵은 최대한 주심에게 맡기는 것 같다. VAR 심판진도 일단 주심의 판정을 믿고 가기 때문에 교신에서 VAR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구자철이 스웨덴전에서 종아리를 밟히거나, 기성용이 멕시코전에서 반칙을 당해 실점으로 이어진 상황도 K리그였다면 당연히 VAR이 적용됐을 장면이다. 김 주심은 “구자철의 경우 개인적으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주심이 그 짧은 순간에 고의성까지 100% 판단하긴 어렵다. 고의라면 퇴장성 반칙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세히 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기성용도 멕시코가 골을 넣었지만 공수가 바뀌는 시점에서 나온 반칙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골을 취소할 수 있었는데 아예 VAR조차 하지 않았다. 여러모로 미숙했던 장면에 한국도 피해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오심에 가까운 판정이 나오는 상황에서 VAR도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론’이 나올 수 있다. 김 주심은 “지나치게 자신의 판정을 확신하면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VAR이 없다면 모르겠는데 도입이 된 상황이라 논란이 더 커지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프로토콜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다
김 주심은 월드컵 주심이 VAR 프로토콜(규칙)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란의 모르테자 푸랄리간지와 충돌한 과정이 대표적이다. 주심은 비디오를 본 후 호날두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VAR은 골, 페널티킥, 퇴장, 카드를 잘못 꺼낸 경우 등 총 네 가지 상황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호날두가 상대에게 반칙을 범했다 하더라도 레드카드를 꺼낼 게 아니라면 옐로카드를 주는 것은 프로토콜에 어긋난다. 김 주심은 “경고를 줄 만한 반칙을 했다 해도 퇴장성이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야 하는데 경고를 주더라. 잘못된 판정이다. 프로토콜을 숙지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 외에도 VAR을 늦게 선언하는 등의 모습에서 전체적으로 미숙함이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그는 “아무래도 대부분의 심판들이 VAR을 처음 하다 보니 완벽하게 몸에 익지 않은 듯하다. 리그의 경우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는데 월드컵은 단기 대회라 다르다. 초반이라 더 문제가 됐다고 본다. 수준 높은 심판들인만큼 토너먼트를 지나면서 논란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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