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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fn★인터뷰] 김희애, 우아한 배우에서 존재감 빛내는 배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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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사진= YG 제공


배우 김희애가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14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fn스타와 만나 영화 ‘허스토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임했던 소감을 전했다.

김희애에게는 모두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나긋하지만 정확한 그의 목소리 덕분이었을까. 항상 김희애에게는 ‘우아하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런 김희애가 이번에는 덜 우아해보여도 누구보다 숭고한 캐릭터를 만났다.

김희애는 1992~1998년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재판부에 당당히 맞섰던 할머니들의 실화를 담은 '허스토리'에서 할머니들을 돕는 원고단 단장 문정숙으로 분해 관객들과 만난다.

시대의 정의를 표하는 인물 문정숙과 김희애. 둘의 시작은 역사적 사명감으로 발을 떼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희애는 위안부와 정신대 피해 여성들을 다룬 ‘허스토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사명감은 없었노라 고백했다.

“작품을 선택했을 때 사명감은 전혀 없었다. 할머니들이 어려운 시절을 보냈음에도 일본 재판장에 맞서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을 지속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밖에 없겠더라. 보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작게나마 감동을 받으셨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려 한다.”

과연 극의 어떤 매력이 김희애를 사로잡았을까. 김희애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통쾌함을 전달받았다. 김희애는 한 인간으로 재판장에 서서 당당하게 일본 정부와 맞서는 이들의 장면에서 진정성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김희애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진심으로 임해야 했다.

“촬영을 하며 뒤늦게나마 할머님들의 마음이 들어와 진심으로 연기를 했다. 때문에 그 분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언어적인 문제는 얼마든지 극복해야했다. 그저 미약한 노력이다. 보수적이라 유명한 지역 시모노세키에서 승리한 것을 이뤄냈던 것에 일부 승소를 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동안 전혀 몰랐던 재판인데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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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영화 '허스토리' 스틸컷


그런가 하면 ‘허스토리’는 김해숙, 이용녀 등 선 굵은 배우들의 조합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충무로의 기둥 같은 신스틸러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허스토리’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김희애는 ‘허스토리’ 촬영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희애가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작은 단역들 모두의 열연이 모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해숙 선배님을 비롯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이용녀 선생님도 신스틸러다. 너무 순수한 분이다. 천사 같으시다. 각각 자기 장면을 할 때 대입수능 준비하듯 수다도 안 떨고 긴장하시더라. 당신 드실 간식 챙겨 오셔서 약간 떨면서 연기를 하는 순수함이 있다. 겉멋이 모두 사라진 배우의 결정체만 남은 분들이 해냈다. 그분들이 아니면 누가 하겠냐. 저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매너리즘에 안 빠지고 신인과 같은 자세로 해왔기 때문에 현역처럼 신선하게 하신 것 같다.”

더불어 김희애의 이미지 변신이 눈부시다.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면서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우악스러운 제스처가 어색할 법도 한데 오히려 김희애스러운 캐릭터가 완성됐다. 김희애에게는 쉽지 않았을 부산 사투리 역시 신선하지만 거친 매력을 펼친다.

“배우는 언제 어떤 역이 올지 몰라 기다리고 있는다. 여배우들끼리 농담으로 남자 배우 역이라도 머리카락을 자르고 들어가겠다고 한 적도 있다. 어떤 여자 남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나이 또래에는 누구의 엄마, 이모 등 부속적인 캐릭터로 사는데 그런 의미에서 ‘허스토리’는 배우로서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아닐까.”

그런가 하면 김희애는 이번 작품 '허스토리' 이전에 '미세스 캅''밀회'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매번 다른 결을 선보였다. 작품으로 소신을 드러내는 것. 배우에게 그 이상의 작업이 있을까.

“늘 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 말만 벌써 10년째라고 한다. 그런 마음을 먹고 해왔는데 쉽게 만날 수 없는 좋은 작품들이 이어져오는 것이 신기하다. 할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운이 좋았다. 앞으로 제 선물이 뭐가 남아있을지 몰라서 계속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희애는 오랫동안 현역으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선택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건강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나문희 선생님을 존경한다는 김희애는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처럼 미래를 바라보는 배우 김희애의 행보가 주목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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