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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러시아월드컵 트렌드]언더독의 생존전략…'역습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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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초반 대세는 역습 약팀, 철벽수비 펼치다 카운터펀치 이란 늪축구, 아이슬란드 얼음성벽 약팀 아닌 멕시코도 역습 추구

중앙일보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로코와 이란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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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는 ‘짬뽕 전술’이 대세였다. 독일은 특유의 게겐 프레싱(전방압박), 스페인의 티키타카(탁구 치듯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 네덜란드의 카운터 펀치 역습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우승했다. 네덜란드와 칠레는 구시대 유물로 불리던 스리백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가장 두드러진 전술은 압박 후 역습이었는데, 토마스 뮐러(독일) 같은 신개념 2선 공격수들이 포지션 파괴와 함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축구 흐름은 ‘역습’이다. 특히 언더독의 생존전략은 ‘선수비 후역습’이다. 1차적으로 약팀은 강팀과 격차를 인정하고 상대 전력을 면밀히 분석한다. 그리곤 철벽수비를 펼치다가 기습적인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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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에밀 할프레드슨(20), 호르더 맥너슨(18), 애런 군나르슨(17)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10)의 돌파를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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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16일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얼음성벽’ 같은 수비로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를 꽁꽁 얼렸다. 강력한 한방으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란은 지난 15일 모로코를 상대로 이른바 '늪축구'를 펼쳤다. 모로코는 늪에 빠진듯 허우적거렸다. 이란은 후반추가시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승리했다.

비슷한 전략으로 15일 이집트는 우루과이에 0-1로 석패했고, 16일 호주도 프랑스에 1-2로 아깝게 졌고, 17일 코스타리카는 세르비아에 0-1 한점차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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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22)가 첫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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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는 약팀이 아니더라도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면 역습을 추구한다. 대표적으로 멕시코는 17일 지난대회 우승팀 독일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적극적으로 들러붙어서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번개처럼 치고 올라가 ‘역습의 정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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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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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도 지난 15일 스페인과 3-3으로 비겼는데, 실리축구를 펼친 뒤 최전방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활용한 공격을 펼쳤다. 호날두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스위스도 17일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을 봉쇄하면서 1-1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그런 탓인지 총 14경기 중 한골 차 미만 승부가 11경기나 된다.

러시아 월드컵을 현장에서 관전하고 있는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아직 초반이지만 이번 월드컵은 선수비 후역습이 더 정교해졌다. 수비벽은 더 두터워지고 속도는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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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 경기. 후반전 러시아 아르템 주바가 헤딩으로 팀 세번째 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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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위원은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원래는 역습을 추구하는데, 감독 교체 이후 전술에 혼란을 겪었고, 러시아를 상대로 맞불을 놓았다가 0-5 대패를 당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역습도 압박도 아닌 어설픈 전략으로 자멸했다”고 말했다. 한국도 18일 스웨덴을 상대로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을 펼치려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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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예선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18일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왼족) 정우영이 0-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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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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