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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베이스볼톡] 안경맨 이성열 "2010년 뛰어 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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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이성열이 경기 후 한용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5. 16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요즘 한화 이성열에게는 안경과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진다. 올시즌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성적 또한 좋은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열은 16일까지 56경기 출전해 타율 0.324, 13홈런, 41타점으로 중심타선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잘 맞고 있는 방망이에 이성열은 “항상 긴장하고 있다”면서도 조심스럽게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그의 홈런이 팀 승리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흐뭇하기만 나날이다. 이성열이 홈런을 친 13경기 중 12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며 ‘이성열 홈런=승리’라는 새로운 공식이 탄생했다. 이성열은 “홈런을 칠때마다 거의 이기다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더라. 내 홈런으로 이겼을 때도 기분 좋지만 다른 친구들이 골고루 잘 쳐서 이기면 더 좋을 것 같다. 여러 방면으로 잘 쳐서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2003년 LG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이성열은 그간 많은 팀을 거쳤다. 두산과 넥센을 거쳐 2015년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었는데 공교롭게 한화로 옮겨온 이후 성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성열은 “한화와 잘 맞았다기보단 첫 스타트가 좋아서 좋은 기운이 왔다. 어릴 때부터 배웠던 것,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잘 따먹고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성열은 과거 ‘될 것 같은 흐름’을 확실히 잡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그간 될 것 같다는 흐름이 왔을 때 시행착오가 컸다. 그런 부분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지금은 그 힘든 과정을 여러 차례 겪다보니 그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야구의 경우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예를 들어 주전이 아니고 백업으로 한 타석 쳐야하면 그 부담이 더 크다. 지금은 주전으로 꾸준히 시합을 나가고 있어 그런 심리적 압박보다는 한 타석 한 타석에 집중력을 높여서 경기하다보니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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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이성열이 6회말 1사1,2루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5. 16.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화는 김태균, 최진행, 정근우 등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해 있다. 이성열은 “최근 경기를 하다 보니 형들의 빈 자리가 워낙 크게 느껴진다. 어린 친구들이 힘든 부분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형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아쉽다. 전반기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최대한 잘 버텨서 플러스 승수를 많이 쌓아놓으면 후반기엔 형들이 돌아와 또 힘을 실어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준고참급이던 이성열은 베테랑들의 이탈로 인해 최고참급 선수가 됐다. 이성열은 “(송)광민이 형이 잘해주고 있어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는데 본인들 스스로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 물론 안 될 때는 좋은 말 해주고 싶어도 그 말이 또 괜히 부담으로 안 좋을 수 있으서 말을 아끼고 있다”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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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용택이 상대 이성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6. 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안경에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성열은 올시즌 난시 교정을 위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14년전 쯤 시력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는데 수술을 했다. 이후 작년까지 괜찮았다. 주변에선 일찌감치 안경을 써보라고 권유했는데 그때까진 버틸 만했고 심리적으로도 괜찮아서 안경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시즌 캠프 다녀와서 눈이 피로해 검사를 받아보니 시력이 떨어졌더라. 난시도 있어서 결단을 내렸는데 인터뷰 때마다 얘기하지만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난시가 심하면 사물이 수평 혹은 수직으로 퍼져 보이게 된다. 아무래도 이 부분이 교정되면서 공을 보는 데도 많이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성열은 “렌즈는 눈에 맞는 게 없기도 했고 혼자서 낄 수가 없더라. 불편해서 안경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선배가 안경점을 하셔서 2개 주문해서 착용했다. 이후 박용택 선배가 업체를 연결해주셔서 연이 닿게 됐다. 올해는 일단 이 안경으로 가고 중간중간 점검하면서 렌즈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성열은 앞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올스타전 출전을 소망으로 밝힌 적이 있다. 이 소식을 접한 한화팬은 열성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열은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감독 추천도 있지 않냐. 김기태 감독님을 사적으로 알면 뭐라도 말씀드려보겠는데 인연이 없어 잘 될지 모르겠다. 김 감독님께서 어떻게 해주시지 않을까”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하다 보면 기회는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가고는 싶다. 한 번도 안 가봤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자그마한 소망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스타 출전이 소망이라면 올시즌 목표는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0년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성열은 “팀이 먼저인 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는 홈런 20개 이상을 치고 싶다. 난 그렇게 쳐야하는 선수다. 꾸준하게 기회를 받고 있고 감독님도 장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홈런 20개 이상은 쳐줘야 한다. 타율 3할 보다는 장타를 더 쳐서 선수들을 더 불러들이고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2010년 성적들은 다시 한번 새롭게 갈아보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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