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호주의 승부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출처 | 러시아월드컵 공식 트위터 |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이하 VAR)의 첫 월드컵 등장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주심의 판정이 VAR로 바뀌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1차전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VAR을 통해 얻어낸 앙투안 그리즈만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폴 포그바의 결승골을 묶어 2-1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는 전반전 내내 공격을 주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프랑스의 답답한 공격을 풀어준 열쇠가 된 것이 바로 VAR이었다. 후반 11분 호주의 수비수 조시 리스던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패스를 받아 골문을 향하던 그리즈만의 발을 걸었다. 우루과이 출신 안드레스 쿠냐 주심은 바로 반칙으로 판단하지 않았지만 공이 아웃된 후 일단 VAR을 선언했다. 모니터를 확인한 쿠냐 주심은 페널티킥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은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력한 슛으로 마무리했다. VAR 판독의 도움을 받아 선제 득점에 성공한 프랑스는 후반 16분 예디낙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5분 터진 포그바의 두 번째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첫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호주가 프랑스의 공격을 짜임새 있는 수비로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페널티킥이 인정되지 않고 넘어갔다면 경기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지난 3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월드컵에서 VAR의 도입을 확정했다. FIFA 주관대회인 U-20월드컵과 컨페더레이션스컵 등에서 VAR이 시범 가동되긴 했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로 불리는 월드컵을 앞두고는 VAR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VAR이 생소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도입에 미온적이 반응을 보였고 최근까지도 일부 대표팀에서는 VAR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축구팬들에게 VAR은 익숙하다. K리그는 지난해 7월부터 1부리그에서 VAR을 도입했고 올시즌부터는 2부리그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프로리그 가운데 VAR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이 VAR을 활용하고 있지만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아직까지 도입에 소극적이다.
K리그와 월드컵의 VAR은 적용대상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골 장면과 페널티킥, 레드카드 등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판독 대상이 된다. 다만 월드컵에서는 K리그에 비해 훨씬 많은 장비와 인력이 투입된다. K리그의 경우 경기당 심판 2명과 보조요원 1명이 VAR을 운영한다. 하지만 월드컵은 모스크바 국제방송센터에 판독실을 마련하고 조별리그부터 4명의 전담심판과 4명의 보조요원이 한 조를 이뤄 VAR을 가동한다. 경기장 전광판에는 VAR 대상 장면의 리플레이가 상영된다. 또한 K리그는 최대 16대의 카메라가 담은 영상을 분석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33대의 카메라가 경기장 곳곳에 배치되고 16강전부터는 2대가 더 추가된다.
이전에는 월드컵에서도 일부 선수들이 교묘하게 심판의 눈을 속이는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의 눈’으로 불리는 VAR이 도입되는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더이상의 꼼수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VAR이 월드컵 본선 32개국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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