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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모스크바(러시아)] 축구는 확장성이 크다. 경기장에 머물지 않고 정치, 문화 등 곳곳에 융화된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변함이 없다. '김성민의 풋볼스키'는 월드컵 현장서 펼쳐지는 축구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리오넬 메시(31, FC 바르셀로나)가 그라운드에서 종적을 감췄다. 이를 지켜본 아이슬란드 팬들은 승리같은 무승부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메시는 16일 밤 1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1차전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팀은 1-1로 비겼다.
포지션의 구애를 받지 않은 메시였다. 메시는 프리롤이였다. 메시는 공격 2선에 위치해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아이슬란드의 집중 마크를 피하려 부단히 애를 썼다.
월드컵 무대에서 메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다. 예리한 왼발로 드리블, 패스를 수 없이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벽은 꽁꽁 얼어 있었다. 메시가 자랑하는 화력도 기를 못 폈다. 후반 20분에는 패널티킥 기회까지 얻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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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이런 모습에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는 여러 종류의 탄식이 공존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땅을 치는 메시, 메시의 좌절한 모습을 보는 아르헨티나 팬들의 한숨과, 메시를 보러 몰려든 전 세계 기자들의 아쉬움이었다.
경기장서 만난 러시아 공영방송 ''러시아 1'의 취재기자는 "자국 경기가 아닌 곳에 이렇게 많은 자국 매체들이 온 것은 처음 봤다. 메시의 플레이를 두 눈으로 보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기대한 것을 다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메시의 팬이자 아르헨티나에서 가족 모두가 러시아로 건너온 파쿤도씨는 "(메시가)다음 경기에는 분명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패널티킥을 못 넣은 것은 너무 슬프다"며 자조 섞인 한숨을 쉬었다.
이와는 반대로 아이슬란드 팬들은 신이 났다.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았으나, 끈끈한 조직력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의 발까지 꽁꽁 묶었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
응원 방식도 바이킹의 후예들답게 기개가 흘렀다. 아이슬란드 팬들은 한 마음으로 일어나 정해진 박자에 맞춰 후! 소리를 내며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유쾌한 방식으로 아르헨티나 팬들에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아이슬란드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큰소리로 'Let Messi go~ Messi go~ Messi go~(메시를 가게 놔둬라)'를 외쳤다. 이는 영화 '겨울왕국'의 OST 'Let it go'를 개사해 풍자하는 일종의 찬가다. 경기내내 아이슬란드 선수들에게 묶인 메시를 이제는 보내주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제 메시는 한 경기를 뛰었다. 여전히 메시는 메시다. 하지만 남은 상대가 크로아티아와 나이지리아다. 두 팀 다 쉬운 상대들이 아니다. 조별예선 일정을 마친 메시는 이제 어디로 가게 될까? 어쩌면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슈가 될 수도 있다. 'Let Messi Go'의 행선지가 러시아를 떠나는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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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성민(리버풀 펍 봉황당 대표) 칼럼니스트
사진=게티 이미지,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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