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벌타 받고 섹스튜플 보기 기록 "규정 이용한 것"
필 미컬슨[A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베테랑 왼손 골퍼 필 미컬슨(미국)이 움직이는 공을 퍼터로 치는 규정 위반을 저질러 구설에 올랐다.
미컬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7천448야드)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 3라운드 13번홀(파4)에서 6타를 잃어 섹스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네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미컬슨은 홀 5.5m 거리에서 첫 번째 퍼트를 했다. 공은 홀을 지나 계속 굴러갔다. 미컬슨은 홀 반대쪽으로 뛰어가 아직 멈추지 않은 공을 홀 방향으로 쳤다. 공은 이번에도 홀을 지나친 뒤 멈췄다.
미컬슨은 움직이는 공을 쳐 2벌타를 받았다.
미컬슨은 이후 두 차례 추가 퍼트 후에야 공을 컵에 넣었다.
그는 13번홀에서 10타를 적어냈다.
이 모습을 본 메이저 챔피언 출신 골프 해설가 커티스 스트레인지는 "세계적인 선수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은 생전 처음 본다"며 경악했다.
미컬슨의 행동은 1999년 US오픈 2번홀에서 '악동' 존 댈리(미국)가 했던 기행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나왔다.
그러나 댈리는 이미 괴팍한 행동으로 유명한 선수였고, 미컬슨은 모범적 선수라는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 다르다.
미컬슨은 경기 후 '고의로' 움직이는 공을 쳤다고 밝혔다.
그는 공이 그린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한 플레이였고, 2벌타를 받으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컬슨은 "최대한 규정을 이용하려고 했다"며 "2벌타를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례를 할 의도는 없었지만,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컬슨은 '선수는 경기 중 공의 움직임에 고의로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실격을 당할 수도 있었다.
일부 경기위원은 미컬슨이 이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봤으나,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존 보든해머 경기위원장은 미컬슨이 행동이 실격당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실 미컬슨은 이날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현지시간 6월 16일 48번째 생일을 맞은 미컬슨은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을 때 생일 축하 노래와 "생일 샷을 치세요"라고 외치는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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