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해외여행 목표로 30여 개국 돌아…18일 스웨덴전서 한국 응원
한국-스웨덴전에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겠다는 차우람(왼쪽)-박시아 부부 |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우리 선수들이 스웨덴과 경기에서 꼭 이길 수 있도록 응원할 생각이에요. 혹 이기지 못하더라도 축구 강국이 아니니까 투지 있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한국 축구대표팀이 스웨덴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벌이게 될 '결전의 땅' 니즈니노브고로드의 스트리그노 국제공항에서 17일(현지 시간) 만난 차우람(31)-박시아(28) 부부는 태극전사들에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응원전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차우람-박시아 부부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니즈니에 입성한 17일 이곳에 도착했고, 18일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9시) 한국-스웨덴 간 1차전이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을 찾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태극기와 태극 문양이 새겨진 타올 등 응원 도구까지 준비했다.
차-박 부부는 놀랍게도 이날이 해외여행에 나선 지 174일째 되는 날이었다.
1년을 목표로 해외여행을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21일.
작년 1년 14일 결혼한 차-박 부부는 남편 차씨가 다니는 회사 일을 정리하고 쉬게 되면서 꿈꿔왔던 장기 해외여행을 결행하게 됐다.
대기업 계열의 회사에 다니던 아내 박씨도 1년 휴가를 내고 그동안 모은 돈을 털어 세계를 도는 1년짜리 여행에 동참했다.
그렇게 시작한 해외여행이 벌써 6개월을 넘었다.
모로코 사하라사막에서 나란히 앉은 차우람-박시아 부부 |
유럽의 영국, 터키, 노르웨이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이집트, 모로코, 케냐, 아시아의 인도, 태국 등 지금까지 거쳐온 곳만 30개국이 넘는다.
지난 3월 해외여행 중 보트를 타다가 아내 박씨가 갈비뼈를 다치는 바람에 잠시 치료차 20여일 귀국한 기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줄곧 해외를 돌아다녔다.
인도 타지마할 앞에서 나란히 선 차우람-박시아 부부 |
이들이 장기 여행에 나서게 된 건 남편 차씨의 어렸을 때 꿈을 이루기 위해 의기투합한 면이 적지 않다.
더 넓은 세계로의 여행을 꿈꾸며 지도 보는 걸 즐기고 호기심이 많았던 차씨는 연애 때부터 해외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박씨도 동조하면서 1년짜리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차씨는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여행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은 꿈을 구체화하고 싶었다"면서 "직장 일을 하면서도 젊을 때가 아니면 하고 싶은 여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행복 찾기 여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 부부는 월드컵 일정에 맞춰 러시아로 행선지를 정했고, 러시아 정부가 월드컵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발급하는 팬 ID카드도 받았다.
지난 6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월드컵 개막 열기를 즐겼고, 내친김에 태극전사들 응원을 위해 니즈니까지 찾게 됐다.
이 부부는 러시아를 거쳐 다음에는 미국 등 미주 대륙 여행에 나설 계획이다.
여행의 기록은 '지구별 신혼 일기'라는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차씨는 "여행이 끝난 후 제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하고 싶어하는 일을 사랑하며 열심히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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