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을 살피고 있는 필 미켈슨. [AP/Carolyn Ka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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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기자실이 경악했다. 움직이는 공을 치는 것은 골프 규칙의 중대한 위반이다. “골프가 안 되니까 정신이 나간 것 아닌가”라는 기자도 있었다. 굴러 내려가는 공을 친 미켈슨은 그냥 경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그는 공을 마크를 하고 2퍼트로 홀아웃했다. 그는 웃으면서 팬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인사도 하고 경기도 계속했다. 미켈슨은 이후 한 타를 더 잃어 11오버파 71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중간합계 17오버파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시 인근 시네콕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 3라운드 13번 홀에서 생긴 일이다. 골프에서 타이거 우즈 다음으로 빅스타인데다 평소 매너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미켈슨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13번홀은 366야드로 짧은 파 4다. 그러나 높이 솟아 있는 그린에 공을 세우기가 어려워 5번째로 어렵다. 미켈슨은 티샷을 잘 쳤다. 그러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가 버렸다. 그린 뒤쪽에서 친 세 번째 샷은 다시 반대쪽으로 그린을 넘어갔다.
미켈슨은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남은 거리는 약 6m. 보기 퍼트를 하다 이런 사고가 생겼다. 굴러가는 공을 친 것은 6타째가 된다. 이후 2퍼트로 홀아웃했다. 13번 홀에서 총 8번 스트로크했고 2벌타가 부과돼 총 10타가 됐다. 섹튜플 보기다.
대회가 열리는 시네콕힐스는 매우 어려운 골프장이다. 미켈슨은 첫날 7오버파를 쳤고 2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쳤다. 6오버파로 컷을 통과해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점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12번홀까지미켈슨은 4타를 잃었다. 이때까지 10오버파로 선두 더스틴 존슨과 14타 차가 났다. 우승은 물 건너갔다.
그렇게 13번 홀에 와서 골프사에 오래 남을 대형 사고를 냈다.
미켈슨은 US오픈에 한이 있다.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우승했는데 US오픈에서 우승을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US오픈에서는 2등만 6번을 했기 때문에 더 억울할 것이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인내하며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3번 홀에서 분노를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필 미켈슨. [AP/Carolyn Ka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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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6일은 미켈슨의 48세 생일이다.
뉴욕=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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