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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의 후예들이 ‘축구의 신’을 꽁꽁 얼렸다. 아이슬란드의 수비는 빙하처럼 차갑고 단단했고, 공격은 화산처럼 뜨거웠다.
아이슬란드가 처음 출전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나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아이슬란드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겨 역사적인 승점 1점을 챙겼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궤로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곧바로 4분 뒤인 전반 23분 아이슬란드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동점 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아이슬란드는 후반 19분 최대 위기였던 메시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극적으로 막아내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아이슬란드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에서 8강에 오르며 ‘얼음 동화’ 열풍을 일으켜 감동을 안겼다. 당시 축구 변방이었던 아이슬란드는 16강에 진출해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무너뜨렸다. 특히 아이슬란드는 인구 약 34만 명의 ‘겨울 왕국’으로,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 중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다. 유로 2016을 달궜던 아이슬란드의 그 뜨거운 기운이 이번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아이슬란드는 유럽 조별예선부터 파란을 예고했다. 조별예선 성적 7승1무2패로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월드컵 첫 상대는 부담스러웠다. 월드컵 3회 우승에 도전하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거침이 없었다. 아르헨티나를 차갑게 얼리며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유로 2016에 이어 돌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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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아르헨티나에 점유율(72%-28%)과 슈팅(26-9)에서 크게 밀렸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뒤지지 않는 박빙의 승부였다.
먼저 웃은 건 아르헨티나였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궤로가 수비를 등진 채 환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아이슬란드 골키퍼 할도르손이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아궤로의 세 번째 월드컵 출전 만에 나온 첫 득점.
선제골을 허용한 아이슬란드는 주눅 들지 않았다. 불과 4분 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반 23분 길비 시구르드손의 크로스를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밀어 넣었다. 핀보가손은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본선 데뷔전 첫 골의 주인공이었다.
전반을 1-1로 비긴 아이슬란드의 최고 수훈갑은 수문장 할도르손이었다. 후반 18분 메시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섰다. 메시는 정확한 킥으로 골문 왼쪽을 노렸다. 하지만 할도르손이 두 손을 뻗어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메시는 뼈아픈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개를 숙였다. 할도르손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아이슬란드는 사상 첫 월드컵 무대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을 얻어내 16강 진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아이슬란드는 23일 0시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첫 판부터 대이변을 연출한 아이슬란드의 ‘얼음 동화’가 시작됐다.
서민교 기자 mi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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