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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새내기 골퍼 임성재의 US오픈 출전 다이어리] “절대 쉽게 내주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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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더 사납게 변한 코스 세팅에 보기 쏟아내

페어웨이 한 번 밖에 놓지지 않았음에도 6오버파

공동 66위로 컷 통과 기대..우즈보다 2타 잘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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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골퍼 임성재의 US오픈 출전 다이어리 - “절대 쉽게 내주지 않더라고요”

14일(현지시간) 드디어 US오픈이 개막했다. 숙소에서 시네콕 힐스 골프장까지는 약 40분 정도 거리였기에 서둘러 이동했다. 뉴욕의 교통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조금 일찍 출발했다. 길이 막히면 20~30분씩 더 걸리는 경우가 있어 미리미리 서둘러야 했다.

일찍 코스로 나와 준비를 시작했다. 다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 차분한 마음으로 티오프를 준비했다. 사흘 동안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해온 만큼 실전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 데 중점을 두며 개막을 준비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으나 바람이 걱정이었다. 생각보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 ‘오늘 고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티오프 시간이 다가왔다. 조금은 설레였지만, 떨릴 정도는 아니었다. 10번홀을 시작으로 생애 첫 US오픈을 시작했다. 홀을 거듭할수록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US오픈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예상대로 강풍이 괴롭혔다. 심한 경우엔 3클럽 이상 거리를 더 계산하고 쳐야 할 정도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린은 더 까다롭게 변했다. 점점 더 딱딱해져 공을 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뿐만 아니라 홀의 위치까지 힘들게 했다. 정확하게 공략하지 않으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까지 굴러가 힘을 빼놨다. 확실히 연습라운드 때보다 훨씬 난도가 높아졌다.

강풍에 까다로운 핀 위치까지. 홀을 거듭할 때마다 버디가 아닌 보기가 쏟아졌다. 4번째(13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어 5번째 홀에서 보기를 했다. 다행히 6번째홀(15번)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버디 공략을 어렵게 만들어 놓은 까다로운 핀 위치를 계속 마주하면서 ‘정말 쉽게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메이저 대회가 아닌 듯 했다. 매 홀 버디를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 뒤 보기만 4개 적어내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놓친 게 단 한 번 뿐이었을 정도로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버디가 한 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6오버파로 1라운드를 끝내 조금을 실망했다.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여서 그런지 생각처럼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했던 것도 보기를 많이 쏟아낸 이유였다 . 그나마 위안이라고 하면 경기를 끝내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왔을 때 공동 85위였는데, 오후조 경기가 펼쳐질수록 오히려 순위가 올라갔다. 1라운드가 모두 끝났을 때는 공동 66위까지 상승했다. 기대만큼의 좋은 성적을 아니었으나 우상인 타이거 우즈가 8오버파를 친 걸 보면서 내가 더 잘 쳤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컷 통과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은 높아졌다.

US오픈에 출전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PGA 투어로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10월 PGA 투어 정식 데뷔가 벌써부터 기대됐다. 성적을 떠나 첫 US오픈은 내 골프인생에 매우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미국 시네콕힐스에서 임성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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