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상트 라이브]"내가 본 최고의 김영권"…반전+반전, 그의 6월18일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김영권이 지난 달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다루고 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내가 본 경기 중 최고였어.”

지난 해 7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그 만큼 드라마틱한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선수도 없을 것이다. 수비수 김영권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 때 러시아 월드컵과 인연이 없어 보였던 그가 18일 스웨덴과 1차전이 임박하면서 수비의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신 감독의 최근 발언이 김영권의 부활을 말해주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독일 뮌헨 공항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는 비행기를 탑승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전날 열렸던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 얘기를 꺼냈다. 신 감독은 0-2 패배와 달리 만족한 표정이었는데 특히 장현수와 센터백 콤비를 이뤘던 김영권 칭찬을 적지 않게 했다. 신 감독은 “후반 세트피스로 실점하기 전까지 세네갈 선수들이 우리를 뚫지 못해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다”며 “김영권이 아주 잘해줬다. 나랑 같이 하면서 본 김영권 중 최고로 잘했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날 풀타임을 뛰었다.

김영권은 지난 해 7월 신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8~9월 신 감독 데뷔전이었던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및 우즈베키스탄전에선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찰 정도였다. ‘중국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 감독은 그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표시했다. 하지만 이란전 0-0 무승부 직후 “함성이 커서 선수들끼리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을 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란전 다음 날 출국장에서 김영권이 눈물을 보이며 사과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따가웠다. 지난 해 11월 신태용호가 콜롬비아를 이기고 세르비아와 비겨 반등했지만 거꾸로 김영권은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결국 한 달 뒤 일본 도쿄 동아시안컵에선 명단에서 빠지는 상황까지 맞았다.

신 감독은 지난 1월 터키 전훈 때 그를 불러들였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였으나 김영권은 3연전 중 첫 경기 몰도바전에서 45분을 뛰고 교체아웃됐다. 이후 두 경기에 전부 결장하면서 러시아행은 무산된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소속팀 광저우 헝다에서 공격수 알란이 장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김영권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물론 팀당 외국인 출전이 3명으로 제한된 중국 슈퍼리그 경기에도 꾸준히 나선 것이다. 지난 달 신 감독이 주축 수비수로 구상했던 김민재가 골절상을 당하면서 김영권은 신태용호 수비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김남일 코치가 몇 차례 중국에 가서 김영권을 경기력을 체크했고, 28명의 최종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신 감독이 스리백을 썼던 지난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제외한 3차례 A매치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고 입지를 확실히 되찾았다. 세네갈전에서 신 감독은 그의 플레이에 느낌을 받은 듯 했다. 어느 덧 18일 스웨덴전이 다가오고 있다. 김영권에겐 4년 전 브라질 악몽을 씻고, 또 지난 몇 달간 마음고생을 훌훌 날릴 수 있는 기회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