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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혼돈의 시간 보낸 스페인, 실력으로 논란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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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페인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페르난도 이에로. 캡처 | 스페인축구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폭풍같은 하루를 보냈다.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감독이 경질됐고 의외의 인물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일련의 상황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월드컵 본선에서 실력으로 논란을 극복해야하는 스페인 대표팀이다.

13일(한국시간)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스페인 대표팀은 큰 문제 없이 월드컵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충격적인 소식은 갑작스럽게 전해졌다. 스페인축구협회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발표를 접한 각국 외신은 발빠르게 관련 소식을 타전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고 월드컵 개막을 불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사태에 전세계 축구팬은 충격에 휩싸였다.

경질의 발단이 된 것은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 감독 부임 소식이었다. 레알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로페테기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는대로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로페테기 감독은 2021년까지 레알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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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경질된 로페테기 감독. 출처 | 스페인축구협회 페이스북


이 소식이 스페인축구협회의 심기를 건드렸다. 발표 시점이 좋지 않았다. 로페테기 감독은 엄연히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고 월드컵에만 집중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적 소식이 터져나온 것이다. 더군다나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달 말 스페인축구협회와 2020년까지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기로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갑작스러운 그의 레알 이적 소식은 스페인축구협회를 분노케하기에 충분했고 감독 경질이란 초강수로 이어졌다. 스페인축구협회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로페테기는 최고의 감독이지만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 배신은 아니다. 다만 결정하는 과정에서 협회가 배제됐다. 로페테기 감독이 프로다운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레알행을 통보하지 않아 상황이 심각해졌고 결단이 필요했다”며 경질 이유를 밝혔다. 경질된 로페테기 감독은 “정말 슬프다. 하지만 스페인은 정말 강한 팀이다. 꼭 우승하길 바란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미련 없이 모스크바에서 마드리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충격적인 소식은 곧바로 이어졌다. 스페인 대표팀의 신임 감독으로 스페인축구협회 기술이사인 페르난도 이에로가 선임된 것. 현역 시절 클럽과 대표팀에서 큰 족적을 남기며 스페인 축구사에 레전드로 남아있지만 지도자 경험은 일천하다. 2014년 레알의 2군(카스티야) 수석코치와 2016~2017시즌 스페인 2부리그 오비에도를 지휘한 것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다. 이번 월드컵엔 단장으로 참가했다가 갑작스럽게 감독직을 맡게 됐다. 이에로는 “갑작스러운 감독직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 우리는 월드컵 우승을 위해 싸울 것이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기회가 있으며 목표를 달성하는데만 집중하겠다”며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경질부터 새 사령탑 선임까지 모든 일이 단 하루 사이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만큼 선수단이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스페인은 또다른 우승후보 포르투갈과 복병 모로코, 이란 등 만만찮은 상대들과 B조 조별리그부터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은 “선수단이 이에로를 환영했다. 선수들은 내게 죽을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훌륭한 월드컵을 만들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동요는 없다. 선수들은 아주 잘하고 있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로 역시 “선수들도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는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 일어난 일에 사로잡힐 여유가 없다. 월드컵은 그럴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라며 흔들림 없이 월드컵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혼돈의 시간을 보낸 스페인이 루비알레스 회장과 이에로 감독의 말대로 이번 사태에 동요하지 않고 월드컵 본선에서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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