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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러시아-사우디]평가전 잘한 사우디, 본고사 엉망…러시아는 우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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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러시아의 유리 가진스키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츠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축하받고 있다. 출처 | 월드컵 공식 트위터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흥민 말대로 평가전은 평가전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은 예상대로 러시아의 승리였다. 그런데 점수 차가 컸다. 홈 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5-0 대승을 거뒀다. 러시아의 미드필더 루리 가진스키가 전반 12분 세트피스 찬스에서 헤딩골을 꽂아넣으면서 러시아는 경기의 주도권을 틀어쥐고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사우디를 밀어붙였다.전반 43분 데니스 체리세프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리가 일찌감치 굳어졌다. 후반 26분 교체멤버 아르템 주바가 스로인으로 시작된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더니, 체리세프가 후반 추가시간 4번째 골을 터트렸다. 거기거 끝이 아니었다. 종료 직전 알렉산다르 골로빈이 프리킥 골로 5-0 대승을 완성했다.

사실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떨어진다. 개최국 러시아가 70위로 꼴찌다. 사우디는 67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다만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국이다보니 2016 유럽선수권 이후 2년간 친선 경기만 치러 FIFA 랭킹 포인트에서 손해를 보긴 했다. 그래도 사우디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A매치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지난 달 초부터 스페인에서 일찌감치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돌입한 사우디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총 5번의 A매치를 벌였다. 스페인에서 알제리와 그리스 등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국과 붙더니 전훈 장소를 스위스로 옮긴 뒤엔 이탈리아와 페루, 독일 등 강팀과 격돌했다. 알제리와 그리스를 연달아 2-0으로 완파한 사우디는 이탈리아에 1-2로 석패하더니, 디펜딩 챔피언 독일하고도 적지에서 1-2, 한 골 차로 질 만큼 분전했다. 물론 페루에 0-3으로 완패하기 했으나 후보 선수들이 상당수 투입된 경기였다. 특히 독일전에선 골키퍼 압둘라 알 마유프의 선방쇼가 펼쳐지면서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독일에 위기감을 안겼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본고사로 연결되진 않았다. 사우디는 8만명을 꽉 채운 개최국 팬들의 열기와 월드컵 부담에 짓눌린 듯 유효슛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알 마유프도 가진스키와 체리세프의 전반전 두 골 때 반응이 느려 손을 대지 못했다. 이탈리아전, 독일전 때 나왔던 파이팅도 없었다.

반면 오스트리아에 패하고, 터키와 비기는 등 월드컵 직전 유럽 중위권 팀들에 승리하지 못했던 러시아가 본선에서 갖고 있던 힘을 모두 쏟아내며 쾌승으로 16강 청신호를 밝혔다. 러시아는 월드컵을 앞두고 역대 대회 최약체 개최국이란 비판도 받았으나 첫 판을 기대 이상으로 이기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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