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아톤’ ‘대립군’ 등을 만든 영화감독 정윤철(47·사진)씨와 작가 공지영씨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씨가 김부선을 지지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비판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자 정씨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정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지영 작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혀를 차게 된다”고 했다. 그는 “공씨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모니카 르윈스키처럼 정액 묻은 옷이 없어서 그리 뭉개냐고까지 이재명을 연일 비난하는데 증거 없는 게 무죄의 근거는커녕 왜 욕먹을 짓인지도 모르겠다”며 “김부선 지원 사격에 르윈스키마저 소환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프레임에 엮으려는 건 번지수가 한참 어긋나는 과욕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는 공씨가 지난 9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공씨는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논란에 대해 “르윈스키처럼 체액이 묻은 속옷이라도 챙겨두지 못한 김부선을, 증거가 없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마음대로 짓밟으며 전 국민에게 뻔뻔스럽게 오리발을 내미는 그(이 후보)가 경악스러울 따름”이라고 적었다.
정 감독은 또 “백악관 인턴과 대통령의 권력형 성관계와 중년 성인남녀의 로맨스인지 불륜인지가 어찌 동일선상이란 말인가”라며 “오락가락하는 김부선 말을 백퍼(100%) 사실로 인정해도,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그 촌스런 법조차 현장을 덮쳐 직접 목격해야만 인정됐다) 함께 합의로 사귄 상대를 ‘쌩깠다’는 증명 안 된 의심이, 어찌 가부장제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여성 인권 신장의 새 역사를 열어제낀 미투 운동과 발가락 하나라도 닮았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이는 피해 여성들이 모든 존재를 걸고 범죄를 고발한 미투운동의 그 용기와 희생을 일개 불륜과 동일 선상에 놓으며 경계를 흩뜨리고 모욕하는 어리석은 비약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 작가가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를 미투 운동의 어설픈 제물로 섣불리 오용하거나, 주진우에게 띄엄띄엄 들은 얘기를 엮어 3류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당장 그녀에게 정확한 팩트를 정리한 후, 김영환 따위의 경쟁 후보진영에게 흘리는 비생산적 언플(언론플레이)을 스톱(stop)하고, 대신 공정한 언론과 접촉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정치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존엄성을 되찾는 길이라고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인격살인에 분노한다면서 3류 연예지 기자를 뺨치는, 또 다른 인격살인과 비약을 일삼는다면 그런 당신이야말로 여성인권운동의 적이자 미투의 방해자일 수 있다. 열 사람의 범인을 놓쳐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이 있어선 안된다는 법의 소중한 경구는 이런 진흙탕 카오스 속에선 더더욱 명심해야 할 덕목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공씨는 곧바로 “정 감독님, 다른 거 다 떠나서 예술하시는 영화감독이 ‘소설’이라는 장르를 그렇게 폄하하셔도 됩니까? 3류? 당신은 몇 류? 예술의 등급이 있어요? 누가 매깁니까”라고 반박했다.
공씨는 앞서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진우(시사인) 기자에게 들었다’는 글을 올려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논란을 뛰어들었다. 그는 “이재명과 김부선 관계를 주진우 기자에게 물었고 ‘그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겨우 막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얼핏 보고 들은 게 있어 ‘그럼 그게 사실이야?’ 하니까 주 기자가 ‘그러니까, 우리가 막고 있어’ 하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기분이 든 걸 기억한다. 주진우 기자는 ‘그러니까 이재명 너무 기대하지 마’ 이런 뉘앙스였다”고 말했다. 이후 공 작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부선을 지지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최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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