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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만루홈런도 막지 못한 강등...달콤씁쓸한 최지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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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야구는 가끔 이렇게 힘들 때가 있다."

'ESPN' 칼럼니스트 제리 크라스닉은 10일 밤(한국시간) 최지만의 강등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전날 결승 득점이 된 만루홈런을 때린 뒤 바로 마이너리그 강등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11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인 브랜든 우드러프를 콜업하고 최지만을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돌려보냈다.

매일경제

만루홈런도 그의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최지만은 전날 6회 대타로 등장, 2-3에서 6-3으로 승부를 뒤집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수비에 투입되지 않고 바로 교체됐는데 이날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이날 선발 투수가 필요했고, 팀에는 헤수스 아귈라, 라이언 브론 등 1루 수비가 가능하고 (꾸준한) 타격이 가능한 선수가 둘이나 있었다. 여기에 아귈라와 브론은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어 내려보내지도 못한다.

지난 인터리그 원정 5연전 좌타 지명타자가 필요해 최지만을 콜업했던 이들은 인터리그 일정이 끝난 뒤 잠시 그를 대타 요원으로 데리고 있다가 바로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돌려보냈다. 지난 두번째 콜업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가 잘못한 것은 없다. 이것이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낀 '쿼드A' 선수들의 삶이다. 그처럼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 있는 경우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를 '무한 반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최지만은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을 당시 6월 15일에 25인 명단에 포함돼있지 않으면 콜업을 요청하고 거부되면 팀을 나올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포함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그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콜업되면서 유명무실화됐다.

구단이 그를 트레이드하거나 방출하지 않는 이상, 트리플A에서 뛰며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밀워키는 지난 클리블랜드 원정을 끝으로 인터리그 원정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남은 시즌 지명타자가 필요없다. 여기에 에릭 테임즈가 곧 돌아온다. 1루 자리는 최지만이 없어도 포화상태다.

팀 사정도 그에게 불리하다. 밀워키는 10일 경기까지 39승 25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컨텐더'다. 다가오는 여름 선수를 더하면 더했지 빼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선수들 중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가 기회를 잡았을 때마다 뭔가 하나씩 보여줬다는 것이다. 12경기에서 32타석이라는 짧은 기회를 얻었지만 벌써 두 번이나 결승 득점을 뽑았고, 두 개의 결승타를 때렸다. 불리한 상황임에도 기회를 얻은 것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다. greatm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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