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 더 스포츠-92] 춘추제로 진행되는 유럽 내 각국 리그도 거의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한 경기. 레알마드리드와 리버풀 간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 남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 챔스 결승전은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아메리칸 풋볼 '슈퍼볼'이나 전 세계인의 축제, 하계올림픽 '육상 100m 결승'과 함께 최고의 시청률을 내는 스포츠 이벤트다. 우승팀에 돌아가는 순수 상금만 200억원이 넘는다. 물론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대항전인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메가 이벤트가 있고, 월드컵이 전 세계 국가대표팀 중 최고의 팀을 뽑는다는 점에서 어떤 이들에게 챔스는 이보다는 한 레벨 아래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 세계 축구에서 유럽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고, 클럽팀은 대표팀과 달리 연간 상시 운영 및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축구팬들은 챔스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세계 최고의 축구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 챔스 결승전이 드디어 3일 뒤인 이번 주 한국시간 일요일 새벽(3시 45분)에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치러진다. 쇼미더스포츠는 2회에 걸쳐 이번 챔스 결승과 관련해 미리 알아두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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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예프
이번 챔스 결승전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올림피스크 경기장에서 열린다. NSC올림피스크는 FC디나모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이 홈으로 쓰고 있는 경기장으로 1923년 건립됐으며, 최대 수용인원이 7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최고이자 최대 경기장이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축구의 주류 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2017·2018시즌 챔스 참가 기준으로 볼 때 유럽 전체 리그 순위 8위에 해당하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네델란드, 그리스, 벨기에보다 높은 순위이다. 챔스 본선에도 매 시즌 1~2개 팀이 출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 우크라이나 리그 우승팀인 샤흐타르 도네츠크만이 챔스 본선에 진출했고, 조별 예선을 통과해 16강까지 오르며 선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결승전 장소인 올림피스크의 주인인 디나모 키예프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챔스 결승전은 처음이다. 1992년 현재의 챔피언스리그로 대회 명칭이 바뀐 뒤에 동유럽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것은 2007·2008시즌 러시아 모스크바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챔스 결승전은 아무 나라나 의지가 있다고만 유치할 수 없다. 유럽축구연맹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고, 유치 신청국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동안과 달리 UEFA 주류 국가가 아닌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것은 확실히 조금 생소하다. 하지만 그 생소함이 새로운 호기심과 기대감 또한 불러일으킨다. 결승전 당일 키예프와 올림피스크 경기장 분위기를 보는 것 또한 이번 결승전의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챔피언스리그 경기 방식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팀을 가리는 최고의 무대다. 유럽 축구팀들은 각국 최상위 리그라 할 수 있는 1부리그 팀 수만 수백 개가 넘는다. 각국의 리그들은 승강제를 채택해 하위리그 클럽 수를 모두 합치면 전체 클럽 수는 수천 개에 이른다. 이들 중 세 번에 걸친 예선 및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스 본선에 오를 수 있는 팀은 단 32개 클럽에 불과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 대비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 수의 경쟁률이 1대6~1대8인 것과 비교하면 챔스는 유럽 축구클럽들에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하지만 챔스가 오늘날의 경기 방식으로 처음부터 치러진 것은 아니다. 챔스의 전신인 유럽피안컵 출범 당시에는 각국 리그 우승팀에만 출전 자격이 있었으며, 16개 팀이 조별 예선 없이 토너먼트만을 거쳐 우승팀을 가렸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도 아닌 단계별 단판 방식이었기에 4경기만 이기면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는 구조였다.
챔스의 경기 방식은 여러 차례 바뀌어 왔다. 본선 진출 팀 수가 16개에서 24개로, 또 오늘날의 32개로 바뀌었으며, 조별예선과 토너먼트 간의 여러 다양한 조합이 시도돼 현재의 경기 방식이 정착된 것은 2003·2004시즌부터다. 그 이전 3년간은 본선 진출 이후에 조별 예선만 두 번이나 한 후에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 당시에 챔스 우승팀들은 최소 15경기를 해야만 했다. 물론 본선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각국 내 리그와 FA 및 컵 대회를 모두 합치면 한 시즌 60경기를 넘게 치른 팀도 있었다. 참고로 이번 시즌 결승전 진출 팀인 올 시즌 챔스에서 레알은 12번, 리버풀은 14번의 경기를 하고 결승전에 올랐다(리버풀은 PO를 거쳤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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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제왕 간의 맞대결
결승전에 진출한 레알마드리드는 명실상부한 챔스 최강팀이다. 챔스에서만 12번 우승했고, 이번에도 우승한다면 두 번째로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당연히 챔스 우승 트로피를 가장 많이 들어올린 팀도 레알이며, 3연패를 두 번 달성하는 팀도 레알이 유일하다.
챔스에서 리버풀의 명성 또한 레알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만만치 않다. 리버풀도 챔스에서만 다서 번 우승한 팀으로 이는 영국 클럽 중 단연 최다 기록 횟수다. 영국 EPL에는 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날 등 쟁쟁한 명문 팀이 많고, 리버풀이 이들보다 조금 밀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지만, 챔스에서의 기록만큼은 다른 영국 클럽들이 따라오기에는 아직 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명문 팀들이지만, 올 시즌 양 팀의 성적은 다소 아쉽다. 레알은 리그 3위, 리버풀은 4위다. 지난 10년간 리그에서 해당 시즌 3위 이하의 팀들 간에 챔스 결승전 맞대결이 펼쳐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리버풀이 만약 우승한다면 2011·2012시즌 첼시가 챔스를 우승할 때, 리그에서 6위를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만 해도 EPL 리그 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챔스에 진출할 수 있었다. 리버풀의 지난 시즌 순위 또한 4위였다. 다행히 다음 시즌부터 EPL 4위 팀도 챔스 본선에 직행할 수 있게 규정이 바뀌었다. 자칫 다음 시즌에 챔스 준우승팀 내지 우승팀을 챔스 본선 무대에서 볼 수 없었을 수도 있었다.
레알이 우승한다 해도 리그 성적은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만약 이렇게 되면 3연패 기간 중, 리그 우승은 단 한 번밖에 없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레알은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유럽피안컵 5연패를 기록했던 1955·1956~1959·1960시즌 동안에도 기간 중 리그에서는 두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리그 우승이 챔스 우승을 위한 필요조건이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사실 리그와 챔스를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탄탄한 스쿼드가 갖추어져야만 가능한 얘기다. 다만 전무후무한 레알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의 부진은 약간의 '옥에 티' 임은 부정하기 힘들다.
(하편에서 계속)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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